[르포]로봇이 나르고 데이터로 진단…현대차 미래 서비스센터 가보니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기술 집약…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거점 첫선
무인 카리프트·AMR·사운드카메라까지…자동화·정밀진단으로 정비 혁신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 개관식이 열린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가 공개되고 있다. 수원하이테크센터는 기존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운영하던 센터를 용인시 기흥구로 이전해 새롭게 조성한 고난도 정비 전문 시설로 스마트 모빌리티 기반 자동화 서비스 환경과 정밀 진단, 품질 분석 역량을 갖춰 고난도 차량 정비를 전담하며 전국 블루핸즈와 협력해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 2026.6.30 ⓒ 뉴스1 김영운 기자

(용인=뉴스1) 박기범 기자

차량 한 대가 고객 상담을 마치자 곧바로 무인 카리프트 위에 올라섰다. 버튼이 눌리자 차량은 사람의 손길 없이 약 10초 만에 위층 정비공간으로 이동했다. 그 사이 엔지니어가 태블릿으로 주문한 부품은 지하 자동창고에서 로봇이 꺼내 작업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30일 찾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 기존 서비스센터에서 사람이 차량과 부품을 직접 옮기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차량은 스스로 이동하고, 부품은 로봇이 나르며, 보이지 않는 차량 이상은 데이터가 찾아냈다.

수원하이테크센터는 기존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운영하던 직영 서비스센터를 용인으로 이전해 새롭게 조성한 고난도 정비 전문 거점이다. 현대차의 정비 기술에 현대모비스의 스마트 부품 관리 시스템, 현대글로비스의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결합해 그룹 차원의 서비스 역량을 한곳에 집약했다. 센터는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5만1497㎡(약 1만5578평) 규모로 경기 남부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30일 방문한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에서 정비 시연 중인 차량.
정비소 대신 호텔 로비…'기다림'도 고객 경험으로

현대차는 이날 현장에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도슨트 투어를 진행했다. 투어는 1층 고객 라운지인 '아트리움'에서 시작됐다. 정비센터라고 하면 기름 냄새와 공구 소리부터 떠오르지만 이곳은 달랐다. 천장까지 이어지는 원형 구조와 자연채광, 곳곳에 배치된 조경은 프리미엄 호텔 로비를 연상시켰다. 하루 평균 1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점을 고려해 독립형 좌석을 배치했고, 차량 입고와 상담, 정비 과정을 고객이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대차는 고객이 오래 머무는 공간인 만큼 단순한 '대기 공간'이 아닌 '서비스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방식도 기존과 달라졌다. 기존에는 차량을 맡긴 뒤 고객이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방식이었다면, 이곳에서는 예약 단계부터 전담 엔지니어가 배정돼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첫 시작인 상담이 끝나면 차량은 곧바로 무인 카리프트를 통해 작업장으로 이동한다. 고객은 라운지에서 차량 이동 상황과 정비 진행 과정을 확인하며 기다릴 수 있다.

30일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 3층에서 자율 부품 이송 로봇(AMR)을 통해 이동 중인 부품들.
30일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 내 부품 창고에서 자동으로 분류되는 부품들.
부품은 로봇이, 진단은 데이터가…고도화된 미래 정비

도슨트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3층 정비 공간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작은 자율 부품 이송 로봇(AMR)이 작업장을 오갔다. 엔지니어가 태블릿으로 필요한 부품을 주문하자 지하 1층 현대모비스 자동창고에서 ACR(자율 케이스 처리 로봇)이 부품을 꺼내 컨베이어에 올렸고, 이를 실은 AMR이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작업장까지 배송했다. 엔지니어는 작업대를 떠나지 않은 채 부품만 전달받아 곧바로 정비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이 시스템을 통해 부품을 찾기 위해 작업을 멈추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정비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대기시간 단축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데이터·NVH(소음·진동) 분석실이었다. 현장에서는 고객 불만이 많은 BSR(이음 소음)과 NVH 진단 시연이 이어졌다. 차량 곳곳에 부착한 노이즈 스코프 센서는 소리의 크기를 그래프로 나타냈고, 사운드카메라는 소음이 발생하는 위치를 화면 위에 그대로 표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데이터로 분석해 원인을 찾아내는 과정이었다.

현장 엔지니어는 "과거에는 숙련된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한 원인을 특정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연구소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해 원인 규명이 어려운 결함까지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30일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 ·NVH(소음·진동) 분석실에서 차량 소음 문제를 발겨하는 정비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전동화 시대 준비 끝…"서비스가 현대차의 새 경쟁력"

전동화 시대를 대비한 안전 설비도 인상적이었다. 수소전기차 전용 작업장에는 수소 누출 감지기와 방폭 조명, 강제 환기 시스템이 설치됐고, 전기차 화재에 대비한 이동식 침수조와 질식소화포도 마련됐다. 최대 6톤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리프트는 제네시스 G90 리무진은 물론 향후 출시될 대형 전기 SUV까지 고려해 설계됐다.

지하 차체시설에서는 사고 차량을 3차원으로 계측해 복원하는 '카오라이너'와 알루미늄 차체 전용 작업장도 공개됐다. 전국 블루핸즈 엔지니어를 교육하는 RTC(지역 기술교육센터)도 함께 운영해 신차 구조와 전동화 기술 교육을 담당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수원하이테크센터에 공을 들인 이유는 분명하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동차 산업의 경쟁 축이 판매에서 유지·관리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차 성능뿐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차량을 관리해 주느냐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단순히 새로운 건물이 완공됐다는 것을 넘어 현대차와 제네시스, 더 나아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건축 설계부터 공간 디자인, 정비 프로세스까지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서비스 철학을 구현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참석자들이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6.30 ⓒ 뉴스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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