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 혼자선 불가능…GV60 안면인식 도어의 비밀"
[인터뷰]노규승 제로원실장 "현대차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진심"
"다양한 IP로 로봇·AI 사업 진행…다양한 밸류 체인 필요"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미래 사업은 다양한 밸류 체인을 필요로 합니다. 그럼에도 회사에서 직접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필요나 가능성은 낮은 경우도 많죠."
노규승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 미래전략본부 제로원실장(상무)의 설명이다. '제로원'(ZER01NE)은 현대차그룹이 만든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이다.
노 상무는 28일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다수 대기업이 각자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더욱 적극 활용해 신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하나의 전략으로 사내 벤처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최근 만나 본 보쉬나 루프트한자 등 유럽 기업들도 이에 적극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수소, 에너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진정성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어느덧 1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원은 현대차그룹이 2018년 만든 창의 인재 중심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외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그룹 내 현업 부서와 전략적 협력 기회를 제공하는 '제로원 액셀러레이터'로 출발했다.
2021년부터는 임직원 대상 사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제로원 컴퍼니 빌더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0년 시작된 현대차그룹 최초 사내 스타트업 지원 프로젝트 '벤처플라자'가 제로원에 편입된 것으로 사내 벤처 방식이 한층 체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상무는 "국내외 우수 스타트업과 현대차그룹의 사내 임직원들이 자기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공유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며 "외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그룹 현업 부서와 실증 협업을 추진하며, 내부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사내 벤처로 키워 분사까지 지원하는 구조"라고 소개했다.
노 상무는 2006년 현대자동차 연구장학생으로 입사했다. 이후 10여 년간 연구소에서 특허와 라이선스 업무를 담당했고, 2017년부터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전략 투자 업무를 맡았다.
제로원과의 인연은 제로원 출범 이듬해인 2019년부터다. 그는 제로원 팀장으로 합류해 현재는 실장으로서 제로원의 크리에이터 육성부터 사내벤처 육성, 외부 스타트업 투자와 아이디어 검증(PoC), 해외 오픈 이노베이션 오피스 '크래들'(CRADLE) 운영 등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외부 스타트업이 제로원 액셀러레이터에 선정되면 현대차그룹 현업 부서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협력을 통해 외부 스타트업의 기술이 그룹의 양산차 개발에 활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제네시스 'GV60'에 국내 최초로 채택된 통제 기술이다. 안면인식만으로 차량 도어를 잠금·해제할 수 있다. 노 상무는 "AI 기반 3D 센싱 설루션 스타트업 '딥인사이트'와 제로원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PoC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내부 임직원도 제로원 컴퍼니 빌더를 통해 사내벤처에 뛰어들 수 있다. 선정된 팀은 개발비로 최대 3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거쳐 독립 기업으로 분사 또는 사내 사업화 여부를 회사와 함께 결정한다.
바이오와 자동차 공조 기술을 융합한 친환경 공기정화 기술 마이크로바이옴도 이러한 제로원 컴퍼니 빌더 활동의 산물이다. 사내 스타트업 엠바이옴은 제로원실의 지원으로 차량 에어컨에 서식하는 4000여 종의 미생물을 분석해 마이크로바이옴을 개발했다. 그는 "2023년 현대차 '코나'를 시작으로 현대차 전 차종에 적용됐다"고 했다.
지금까지 제로원 액셀러레이터로 지분 투자가 이뤄진 외부 스타트업은 117곳, 제로원 컴퍼니 빌더를 통해 현대차그룹에서 독립한 사내 스타트업은 44곳에 달한다.
노 상무는 "제로원 플랫폼 초기 인원이 몇 명 없을 때 투자하고 같이 근무했던 팀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제는 상장까지 한 '클로봇'(로봇 관제 설루션 기업)과 '마키나락스'(피지컬 AI) 그리고 상장을 준비 중인 '모빌테크'(디지털 트윈)에 애정이 간다"고 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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