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넘어 인류 속으로"…현대차, '로보틱스'로 일상 혁신 이끈다

[NFF2026]주시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지능개발실 실장
'엑스블·ACR' 등 로봇 솔루션 확대…사회 문제 해결형 생태계 구축

주시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 지능개발실 상무가 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에서 Robotics for Industry and Humanity: 피지컬 AI의 연구 현황과 방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2026.5.7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은 로봇이라는 형태 아래 숨겨진 핵심 기술, 즉 '로보틱스'를 연구하고 사업화해 인류의 삶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주시현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지능개발실 실장(상무)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에서 '산업과 인류를 위한 로보틱스(Robotics for Industry and Humanity)'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대차 로보틱스 전략을 이같이 설명했다.

현대차가 지향하는 방향은 단순한 로봇 제조를 넘어선다. 개별 하드웨어 판매보다 로봇과 AI, 관제 설루션을 결합한 '공간 기반 로보틱스 서비스'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장과 물류센터, 병원, 오피스, 아파트 단지 등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는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재활, 물류 효율화 등의 사회 문제를 로보틱스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HW·SW·서비스 선순환"…7대 핵심 기술 내재화 집중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로보틱스 고도화를 위한 핵심 축으로 △차별화된 하드웨어 △지능화를 위한 내재화 소프트웨어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시했다. 실제 서비스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다시 HW·SW 개선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로보틱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로보틱스랩은 이를 위해 2021년 설립 이후 △웨어러블 플랫폼 △매니퓰레이터 △모바일 플랫폼 △SLAM·내비게이션 △비전·언어 AI △임베디드 AI/SW △플릿·태스크 관리 설루션 등 7대 핵심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착용형 로봇 '엑스블(X-ble)' 시리즈다. 첫 양산 제품인 '엑스블 숄더'는 공장과 물류 현장의 반복적인 윗보기 작업에서 작업자의 신체 부담을 30% 이상 줄여주는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별도의 액추에이터나 복잡한 SW 없이 기계적 메커니즘만으로 구현됐지만, 현대차 로보틱스랩의 첫 사업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 장애 환자의 재활을 돕는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도 개발 중이다. 현대차의 브랜드 철학인 '프로그레스 포 휴매니티(Progress for Humanity)'를 구현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현재 허리 보조용 '엑스블 웨이스트' 역시 양산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주시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 지능개발실 상무가 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에서 Robotics for Industry and Humanity: 피지컬 AI의 연구 현황과 방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2026.5.7 ⓒ 뉴스1 김민지 기자
CES 혁신상 '모베드' 연내 양산…전기차 충전 로봇도 실증

이동형 로봇 플랫폼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CES 2026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첨단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MobED)다. 모베드는 2022년 CES에서 처음 콘셉트를 공개한 뒤 약 3년간 양산 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모베드는 일반 보행형 로봇 대비 긴 운용시간과 빠른 이동 속도, 높은 적재 능력을 확보하면서도 계단과 턱 등 장애물 대응이 가능하다. 배송과 물류, 이동형 사이니지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 활용이 기대된다.

실내 이동형 플랫폼 개발도 진행 중이다. 주 실장은 모터와 서스펜션, 이동 센서를 통합한 'PnD(Plug and Drive) 모듈' 기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모듈 조합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확장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ACR(Automatic Charging Robot)'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고속 충전 케이블 무게와 우천 시 감전 우려 등으로 충전 편의성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과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한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충전 환경 구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에 지능 입힌다"…온디바이스 AI·자율주행 SW 고도화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로봇 지능화를 위한 AI·SW 내재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핵심은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고 로봇 자체에서 인지와 판단이 이뤄지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다. 지연시간 감소와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로봇 내부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GPU뿐 아니라 NPU, CPU 등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에서 AI 모델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

현재 로보틱스랩은 사람과 사물, 공간을 인식하는 '인지 AI(Cognition AI)', 음성과 영상 정보를 결합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비전-언어 모델(VLM)', 강화학습(RL) 기반 조작(Manipulation)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로봇 자율주행 핵심 기술인 SLAM·내비게이션 역시 자체 개발하고 있다. 라이다(LiDAR), 카메라, 레이더, IMU 센서를 융합해 실내외 환경에서 안정적인 자율 이동 성능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이 기술을 모베드를 비롯한 다양한 이동형 플랫폼에 적용할 계획이다.

배송·순찰·관수 로봇 협업…'로보틱스 토털 솔루션' 구축

현대차 로보틱스랩의 최종 목표는 단일 로봇 판매가 아닌 '로보틱스 토털 솔루션(RTS·Robotics Total Solution)' 구축이다. 이를 위해 자체 다종 멀티로봇 통합 관제 설루션 '나르콘(NARCHON)'도 개발했다. 자사 로봇뿐 아니라 타사 플랫폼까지 연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현대차 양재 본사에서는 배송·순찰·관수 로봇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RTS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이다. 복수의 로봇이 공간 단위 서비스로 연결되는 미래형 로보틱스 모델을 검증하는 단계다.

주 실장은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로보틱스 기술만으로 단독 해결할 수는 없다"며 "사내 유관 부문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로보틱스 에코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