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 기아 내수 1위 비결은?…전기차 '풀라인업' 전략 통했다

EV3·EV5·PV5 고른 판매…월 1만대 돌파하며 전동화 주도권 강화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기아(000270)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는 현대차가 기아를 인수한 199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8년 만에 처음이다.

기아의 내수 1위 비결은 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경상용차, 목적기반차량(PBV)에 이르는 촘촘한 전동화 포트폴리오 덕분이다. 특히 전기차 라인업 전반이 고른 판매량을 기록하며 특정 차종 의존도가 낮은 구조를 구축한 점이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4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7.9% 증가한 5만5045대를 판매하며 내수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전년 대비 19.9% 감소한 5만405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협력사 화재로 일부 주력 차종의 부품 수급 및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런 외부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기아의 내수 상승 흐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전기차 부문에서 양사의 격차는 뚜렷하다. 기아는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131.3% 증가한 1만3935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5745대에 머무르며 기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기아는 올해 들어 매월 전기차를 1만대 이상 판매하며 전동화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월별 추이를 보면 1월 3628대(전년 대비 483.3% 증가)를 시작으로 2월 1만4488대(210.5%), 3월 1만6187대(148.6%), 4월 1만3935대(131.3%)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단순한 물량 증가를 넘어 차급별 모델들이 시장에 고르게 안착하며 수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달 기아의 전기차 판매는 '고른 분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급형 SUV EV3(3898대)와 준중형 SUV EV5(3308대)가 중심을 형성하고, 전기 세단 EV4(1432대), 도심형 경차 레이 EV(1241대), EV6(1062대)가 뒤를 받쳤다. 여기에 PBV 모델 PV5(2262대), 대형 SUV EV9(393대), 소형 상용 봉고 EV(339대)까지 전 차급이 동시에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다. 특정 모델이 실적을 견인하기보다 라인업 전반이 균형 있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 같은 흐름은 1~3월에도 일관되게 이어졌다. 3월에는 EV3(4468대), EV5(3513대), EV4(1809대), PV5(3093대)가 고르게 판매됐고, 2월 역시 PV5(3967대), EV3(3469대), EV5(2524대), EV4(1874대) 등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1월에도 EV5(847대), EV3(737대), PV5(1026대) 등이 의미 있는 판매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는 아이오닉5(1674대), 아이오닉9(1225대) 등 일부 주력 모델이 판매를 이끌었다. 기아와는 달리 특정 차종에 판매가 집중되는 구조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2월 9956대, 3월 7809대를 기록한 이후 4월 5745대로 감소하며 갈수록 주춤하는 모습이다.

기아의 다채로운 라인업은 가격대별·용도별 선택지를 넓혀 전기차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는 테슬라와 BYD 등의 '가성비' 공세에도 대응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일부 중저가 모델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흐름과 달리, 기아는 삼원계(NCM) 기반 라인업을 통해 주행거리와 성능 측면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라인업 다변화의 효과는 다른 업체 사례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국내 유일 전기 픽업트럭인 KG모빌리티(KGM)의 '무쏘 EV'는 올해 2963대가 팔리며 틈새 수요를 흡수했다. 차급 차별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사례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할수록 다양한 차급과 가격대를 갖춘 브랜드가 유리하다"며 "기아가 전동화 시장에서 구조적 경쟁력을 다진 만큼, 향후 현대차와의 안방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