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보조금, '설치'에서 '운영'으로 전환해야"

'충전기 사용자 경험 개선' 토론회 열려
"충전기 1기당 전기차 2대씩 가능…충전기 '양'보다 '질'"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 주차장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2024.3.5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이제는 전기차 충전기 보조금을 '설치 보조금'에서 '운영 보조금'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합니다."

김종진 현대자동차(005380) EV충전인프라팀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상혁 의원이 개최한 '전기차 충전기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제는 질적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기준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충전기는 45만 기인데 전기차 보급 대수는 90만대다. 충전기 1기당 전기차 2대씩 충전이 가능한 정도"라며 "이제 정부와 업계의 노력으로 충전기 자체가 부족한 상황은 지났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전기차 충전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정부의 전기차 충전기 설치 예산 일부를 유지 보수 및 운영 지원 예산으로 재편성한다면 사업자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전기 '대수'보다 '고장' 더 불편…"고장률 평가해 운영 보조금 지급"

김 팀장은 고장 난 충전기를 24시간 이내에 수리하거나, 콜센터 응대율이 높은 우수 사업자에게 운영비를 지원해 주는 '서비스 품질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어 "운영 보조금 지급 기준은 이해관계자들 간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고객 관점의 충전 관리 지표를 도입하는 것도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충전기 운영사에서도 운영 보조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정욱 GS차지비 대표는 지난해 회사가 전기차 사용자 1400명에게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사용자들이 느낀 가장 큰 충전 불편은 '충전기 고장'으로 '충전기 수 부족'을 앞질렀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용자들은 충전기가 있는가보다 지금 바로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충전 인프라를 평가하고 있다"며 "향후 충전 인프라 관련 정책은 충전기 설치 수량 외에도 사용자 체감 편의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민 이볼루션 대표는 "지금까지는 충전기 보급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운영 품질을 보장하는 형태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월간 운영률, 고장률, 평균 복구 시간 등을 평가해 운영 보조금이 차등 지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증·결제 자동화 'PnC' 기술 "필수"…"의견 수렴해 올해 추석 전 도입"

차세대 충전 기술인 플러그앤차지(PnC·Plug & Charge)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PnC는 전기차에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회원 인증부터 충전, 결제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기술이다. 차량과 충전기 사이에 암호화 통신을 적용해 별도의 회원 인증이나 신용 카드 결제가 불필요하다.

김 팀장은 "끊임없는 충전 경험을 제공하는 PnC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보안 표준과 사업자 간 시스템 연동 문제로 해외 대비 국내 도입이 늦어졌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 주도로 올해 하반기에는 전국에 PnC가 사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만큼 현대차는 이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기후부 탈탄소녹색수송혁신 서기관은 "PnC 표준을 만들기 위해 지난달 기후부는 충전기 사업자와 전기차 제조사들과 회의를 진행했다"며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서 올해 추석 전 PnC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동주택 요금 갈등, 계량기 분리로 해소"…"요금 현실화 해야 급속 충전기 늘어"

전기 요금 개선 필요성도 이날 토론회에서 거론됐다. 공동주택 내 전기차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 불필요한 요금 갈등을 줄이고, 경유지 내 급속 충전기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조 대표는 "공동주택의 경우 전기 계약 방식에 따라 요금 부담 방식 다른데, 고압·단일계약에선 전기차 충전 전기요금이 비사용자들로부터도 과금돼 현장 갈등으로 이어진다. 사용자들만 충전 전기요금을 낼 수 있도록 정부가 계량기 모자 분리를 지원해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현재는 충전기 정격 용량(KW)대로 기본요금을 부과하고 있어 가동률이 낮은 급속·초고속 충전기는 설치할수록 적자"라며 "기본요금 부과 방식을 '실제 사용량' 연동형으로 현실화해 사업자의 고정비 부담을 줄여야 경유지 내 급속·초고속 충전기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박상혁 의원이 개최한 '전기차 충전기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왼쪽부터) 김진영 기후에너지환경부 탈탄소녹색수송혁신 서기관, 김정욱 GS차지비 대표이사, 조현민 이볼루션 대표, 박 의원, 이태봉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교육위원, 김종진 현대자동차 EV충전인프라팀장, 김용득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 기계융합산업표준과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시잔을 촬영한 모습(박상혁 의원실 제공). 202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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