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나믹스 '최소 30조' IPO 가시화…30년 적자 회사의 비상

부회장 산하 신사업 TF팀 설치…연구조직→사업회사 변신 시작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 임박…현대차 공장 실전 배치

현대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옆돌기와 백 텀블링을 연속으로 시연하는 모습(현대차그룹 제공).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그룹 미국 로봇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를 계기로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을 염두에 둔 태스크포스(TF)팀이 그룹 차원에서 꾸려진 데다, 로봇 연구개발 조직을 넘어 사업 회사로 변신을 위한 조직과 인사 개편도 이뤄지고 있다. 기업 가치만 최소 30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만큼 상장 성공 시 그룹의 신사업 재원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TF팀에 사업조정 전문가 참여 'IPO 염두'…기술 리더 떠나고 '재무 리더' 전면에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장재훈 부회장 직속 사업기획 TF팀을 구성했다.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전략을 집중 점검하는 TF팀으로 전상태 전 현대차그룹 감사실장 부사장이 수장을 맡았다. 또한 현대차·기아 내 인수합병(M&A) 전문가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전문가 등이 다수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는 보스턴다이나믹스 IPO를 염두에 두고 그룹 차원의 TF팀을 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내부에선 그간 기술 개발을 맡았던 임원들을 중심으로 인사 개편이 단행됐다. 먼저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7일을 끝으로 30년간 몸담았던 로봇업계에서 은퇴한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9년 CEO로 취임한 지 7년 만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출신인 그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9년 CEO로 취임,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로봇 '스트레치', 완전 전기구동 아틀라스 등을 시장에 선보였다.

스콧 쿠인더스마 로보틱스 연구담당 부사장도 지난달 사의를 표명했다.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 조교수를 거쳐 2018년 보스턴다이나믹스에 합류한 쿠인더스마 부사장은 아틀라스 개발을 총괄해 '아틀라스의 아버지'로 불렸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아론 손더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사임했다. 20년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하드웨어 개발을 이끈 핵심 인물 중 한명이었다.

임시 CEO에는 어맨다 맥매스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올랐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IPO를 앞두고 로봇 연구개발 조직에서 사업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리더 교체를 단행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992년 MIT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을 법인화하면서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수익을 낸 적이 없는 '만년 적자' 회사다. 초기에는 미국 정부 예산에, 2010년대 들어선 인수합병(M&A)으로 모기업이 된 구글, 소프트뱅크의 도움으로 연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2021년 이후에도 4년간 누적 손실액이 1조 2000억 원에 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영상에서 그룹의 미국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옮겨야 할 부품의 정확한 파지점을 판단해 집어 들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2024.11.5 ⓒ 뉴스1
아틀라스 2028년 美 공장 본격 투입…기업가치 '최소 30조'

이처럼 막대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로봇 연구개발 조직에 머물렀던 회사 성격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달 차세대 전기구동 아틀라스가 공개되면서다. 연구 성과 시현에 초점을 맞췄던 이전 세대와 달리 상용화를 목적으로 제작됐다. 높이 1.9m에 무게 90㎏으로 경량화돼 사람 체형에 가까워진 신형 아틀라스는 56개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신형 아틀라스를 지난해 말부터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자동차 생산 공정에 시범 투입했다. 이번 실증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부품 분류, 2030년부터는 조립 공정에 이르기까지 적용 범위는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신형 아틀라스의 대당 판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13만 달러(약 1억 8000만 원) 안팎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이 잡힌 데다 가격대도 일반 기업이 구매 가능한 수준으로 형성되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몸값도 뛰고 있다. 투자업계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를 최소 30조 원으로 평가한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회장은 2021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분 80%를 약 1조 원에 인수했다. 이를 토대로 전체 기업 가치는 당시 약 1조 2000억 원 정도로 평가받았는데, 불과 5년 만에 최소 25배 이상 뛴 것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될 경우 그룹 입장에선 완성차를 넘어 로보틱스·AI 등 미래 신사업 강화를 위한 핵심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정 회장도 인수 당시 사재 약 2400억 원을 들여 지분 20%를 확보한 만큼, 상장 성공 시 최소 6조 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가치가 7조원을 넘어서면서 단순 상속세율 60%를 적용하면 4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며 "보스턴다이나믹스의 IPO는 정 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의 근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2년 1월 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두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함께 연단에 오른 모습(자료사진). 2022.1.5 ⓒ 뉴스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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