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0조 시대 연 현대차·기아…美 관세 뚫고 '미래' 투자 속도

하이브리드·SUV·제네시스 최대 매출…관세 7조2000억 원 손실
올해 글로벌 판매 750만대 목표…SDV·로봇·자율주행 투자 지속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메종 디탈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론칭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5.1.15/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매출 300조 시대'를 열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견조한 실적을 냈다. 다만 미국발 관세 부담이 본격화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올해도 미국발 관세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 현대차·기아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내부 진단과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매출 300조 시대…美 '관세' 7조2000억 손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 186조2544억 원, 영업이익은 11조4678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2024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6.3% 증가하며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 역시 매출 114조 1409억 원으로 연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이로써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300조3953억 원으로 집계됐다. 합산 매출액이 3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현대차는 11조46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5% 줄었고, 기아는 9조781억 원으로 28.3% 감소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2024년 26조9067억 원에서 지난해 20조5459억 원으로 23.6% 줄었다.

이유는 미국 관세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 관세로 각각 4조1110억 원, 3조930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합산 손실 규모는 약 7조2000억 원에 달한다. 관세가 없었다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27조 원을 웃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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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판매 100만대 돌파…기아 사상 최대 판매량

차량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글로발 판매량은 727만4262대다. 현대차는 413만8389대로 전년 대비 소폭(0.1%) 감소했지만,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국 연간 도매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 기아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313만5873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브랜드별로는 제네시스, 차종별로는 SUV, 파워트레인별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달러·원 환율 상승도 매출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친환경 차 판매는 전년 대비 27% 늘어난 96만1812대로 집계됐다. 기아는 17.4% 증가한 74만9000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특히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충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추정된다. 팰리세이드와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표적이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전체 판매의 8.9%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적인 믹스 개선 노력,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통한 판매 전략의 유연성 등을 통해 매출액은 가이던스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률은 가이던스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 751만 대 글로벌 톱2 겨냥…美 관세 부담 여전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로 총 750만8000대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415만8000대, 기아는 335만대를 각각 목표로 잡았다. 전략의 핵심은 '시장 맞춤형 대응'이다.

기아는 미국에서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신차와 더불어 하이브리드 신규 추가로 SUV 및 하이브리드 중심 판매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EV2~5로 EV풀라인업을 완성하고, 인도에서는 신형 셀토스 등 출시로 프리미엄 SUV 소비층을 공략, 시장 지배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간다는 목표다.

다만, 관세 부담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재경본부장 이승조 부사장은 관세 부담에 대해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했다가, 11월 이후 15%로 조정했다. 올해는 1월부터 15% 관세가 적용되면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관세 부담이 발생할 것이란 설명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자율주행…미래기술 투자 효율성 높인다

미래 기술을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현대차는 HEV·EREV 등 친환경 차 개발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 자율주행·AI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올해 총 17조8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효과를 철저히 분석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기술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이 부사장은 "휴머노이드의 메타플랜트 기술검증(PoC)은 작년 말부터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또 "스마트카의 데모카 모델을 올해 말이면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