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940만 원 '충격 인하'…새해 車 시장 가성비 전쟁 시작됐다
테슬라, 가성비로 시장 장악 가격 더 낮춰…KGM '가성비' 합류
판매 정체 속 '가성비' 구매 기준으로…브랜드 충성도 흔들린다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새해 자동차 시장이 '가성비'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주도한 테슬라가 주요 모델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에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각 브랜드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모델3 퍼포먼스 AWD 가격을 6939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940만 원 낮췄다.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는 315만 원 내린 5999만 원에 재조정했다. 모델Y 프리미엄 RWD 역시 300만 원 인하된 4999만 원이 됐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가격 조정이 사실상 시장 기준을 재설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테슬라가 가격을 인하하면서 올해에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가 22만여 대로 전년 대비 50.4% 증가했다. 그중 테슬라는 가성비를 앞세운 모델Y를 필두로 전년보다 101.5% 늘어난 5만 9949대를 판매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도 '가성비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국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지 않은 편이지만, BYD는 지난해 6158대를 판매하며 첫해부터 존재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주행거리 대비 가격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BYD는 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돌핀'을 비롯해 다양한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가성비 시장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도 변수가 되고 있다. 올해 보조금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내연기관을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최대 100만 원 추가 지원이 제공된다. 정부가 내년 보조금 축소를 예고한 만큼, 업계에서는 "전기차 구매 수요가 올해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가격 경쟁이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내연기관 시장에서도 가격 전략 조정이 눈에 띈다. KG모빌리티는 '무쏘 스포츠·칸' 후속 모델인 신형 픽업트럭 무쏘를 공개하며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 2.0 가솔린은 기본 트림 M5가 2990만 원부터, 2.2 디젤은 각각 3170만 원부터 판매한다. 상품성을 일부 강화하면서도 사실상 가격을 동결한 셈이다.
이는 기아의 신형 픽업 '타스만'이 3000만 원 후반대에서 가격이 시작하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KGM이 실용성·합리성을 중시하는 고객층을 방어하기 위해 가성비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정체가 뚜렷하다. 신차 판매는 2020년 190만 6000대로 정점을 찍은 후 170만 대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2024년에는 163만 대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68만 8000대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픽업·국산·수입을 가리지 않고 가격 경쟁이 올해 자동차 시장의 핵심 변수"라며 "브랜드 충성도보다 가성비가 구매 결정에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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