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이 돌아왔다"…국내 판매 5년 만에 늘어 '반전 드라마'
세단 판매 43.8만대, 전년比 1.8%↑…SUV 대비 30% 이상 저렴
시들지 않는 SUV 인기, 승용 점유율 57% 돌파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판매량이 5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에 밀려 존재감이 떨어졌던 세단이 치솟는 찻값에 '가성비' 바람을 타고 모처럼 기지개를 켠 것이다. 다만 국산보다는 수입 세단의 판매 증가 폭이 더 컸고, SUV 인기 역시 여전했다.
11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세단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43만 8417대(신차 기준)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세단 판매량이 반등한 건 2020년(69만 1057대) 이후 5년 만이다.
앞서 2019년 64만 5840대가 팔렸던 세단은 △2021년 56만6670대 △2022년 49만6643대 △2023년 49만 6504대 △2024년 43만 582대 등 4년 연속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2024년 감소율은 전년 대비 13.3%로 2021년(18.0%↓) 이후 높았다.
지난해 세단 판매 반등은 수입차가 견인했다. 국산 세단 판매량은 33만 3562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수입 세단 판매량은 2.0% 늘어난 10만 2807대로 집계됐다.
모델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 준대형 세단 'E클래스'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2만 8722대로 전체 수입 승용차 판매 2위를 차지했다. 수입 승용차 3위인 BMW 준대형 세단 '5시리즈' 역시 같은 기간 16.1% 증가한 2만 3876대가 팔렸다. 판매 7위인 렉서스 준대형 세단 'ES'와 9위인 BMW 중형 세단 '3시리즈' 증가율은 각각 4.4%, 22.4%였다.
그럼에도 전년과 동일한 순위를 지킨 3시리즈를 제외하면 E클래스, 5시리즈, ES 모두 1계단씩 하락했다. 2024년 판매 3위였던 테슬라 중형 전기 SUV '모델Y'가 지난해 부분 변경을 거쳐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국산차에서는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전년 대비 39.4% 증가한 7만 9273대로 국산 승용 판매 2위를 차지, 6계단 뛰어올랐다. 반면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7만 770대로 전년과 동일한 5위를 지켰다. 중형 세단 '쏘나타'는 전년 대비 7.5% 감소한 5만 3594대로 순위가 3계단 하락해 10위에 그쳤다.
지난해 국산 승용 판매 10위 안에 든 세단 모델은 3종이었고 수입차는 4개 차종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반떼가 2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이는 기아의 준중형 세단 'K3'가 2024년 9월 단종된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3의 2023년 연간 판매량은 1만 3577대로 아반떼의 지난해 증가분의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소비자들이 세단을 다시 눈여겨보게 된 건 SUV 대비 '가성비'가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UV는 전고가 높아 더 많은 자재가 들어가는 데다, 상대적으로 공차 중량이 무겁고 험로 주행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더 높은 강성이 필요하다. 이는 찻값에 고스란히 반영돼 동급 세단 대비 판매 가격이 최소 30% 이상 높게 형성된다.
예컨대 아반떼는 2026년형 1.6 가솔린 모델 기준 중간 트림(모던)의 가격이 2355만 원이지만, 동일 연식의 준중형 SUV인 현대차 '투싼'은 1.6 가솔린 터보 모델의 중간 트림(H-Pick) 가격이 3156만 원으로 800만 원 이상 비싼 편이다.
이런 세단과 SUV 간 가격 격차는 고가인 수입차로 가면 더욱 커진다. 메르세데스-벤츠 'E200' 2026년형은 7650만 원이지만, 동일 연식의 준대형 SUV인 GLE 350은 1억 1660만 원으로 4000만 원 이상 차이 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세단과 SUV의 가격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SUV 구매를 염두에 뒀던 소비자들조차 판매 가격을 듣고는 세단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입 승용 시장에서 SUV 점유율은 국산 승용 시장 내 SUV 점유율(58%) 대비 3%포인트(p) 낮은 55%에 그쳤다.
한편 지난해 세단 판매량 반등에도 SUV 인기는 여전했다. 지난해 국내 신차 시장에서 판매된 SUV는 전년 대비 7.4% 증가한 87만 4728대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내 승용 시장 내 SUV 비중은 57.8%로 전년 대비 1.2%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세단은 판매량 증가에도 점유율이 0.9%p 하락해 29.0%를 기록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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