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신형 스포츠카 'MC푸라' 국내 출시…F1 기술로 'GT' 구현

자체개발 3.0L V6 네튜노 엔진…최고출력 630마력·제로백 2.9초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섀시, 강성↑…버터플라이 도어 눈길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이 17일 서울 용산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마세라티 신형 미드십 스포츠카 'MC푸라(PURA)'를 국내 최초로 공개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한 모습(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2025.12.17.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마세라티의 그랜드 투어(GT·장거리 주행용 고성능차) 철학은 레이싱 기술을 기반으로 일상에서도 편안한 주행을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트랙 전용이나 단순 수집용에 머무는 차량이 아닙니다. 'MC푸라(PURA)'는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일상에서도 스포츠카 본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마세라티 신형 미드십(Midship·엔진이 차체 중앙에 위치) 스포츠카 MC푸라에 대한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의 설명이다.

마세라티 코리아가 지난 17일 서울 용산 전시장에서 MC푸라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2020년 출시된 미드십 스포츠카 'MC20'의 후속 모델로 지난 7월 글로벌 시장에서 공개된 지 5개월 만에 한국 시장에 상륙한 것이다.

'푸라'(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뜻한다. 다카유키 총괄은 "이름에 걸맞게 강렬한 아름다움, 짜릿한 성능, 시대를 초월한 장인 정신 등 마세라티의 순수한 본질만 남겼다"며 100년에 달하는 마세라티 레이싱 역사를 토대로 공도에서 달릴 수 있는 GT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엔진은 마세라티가 100% 독자 개발한 3.0L V6(6기통) 네튜노(Nettuno)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국제 레이싱 대회 포뮬러1(F1)에서 사용하는 '프리 체임버'(Pre-Chamber) 연소 시스템이 적용됐다. 실린더 위에 작은 공간, 즉 프리 체임버를 하나 더 만들어 연쇄 화염을 통해 실린더 연소를 가속, 출력을 극대화하는 형태다. 최고 출력은 630마력(CV), 최대 토크는 730NM를 발휘한다. 또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2.9초에 불과하다.

17일 서울 용산 마세라티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마세라티 신형 미드십 스포츠카 'MC푸라(PURA)'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 모습(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2025.12.17.

엔진 윤활 방식은 엔진 바깥에 오일펌프가 있는 '드라이 섬프'(Dry Sump) 방식을 사용했다. 이 역시 고성능 스포츠카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김동현 마세라티 코리아 프로덕트 매니저는 "고속 코너링, 급제동·급가속 시 오일 쏠림 현상에 의해 오일 압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드라이 섬프를 사용하면 외부로부터 엔진 내부에 오일을 주입해 오일 압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엔진 손상을 방지하고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차체는 이탈리아 레이싱카 제작사 달라라가 제작한 카본 파이버(carbon fiber·탄소 섬유) 모노코크 섀시를 사용했다. 김 매니저는 "카본 파이버는 강철보다 몇 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으로 차량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마치 속이 꽉 찬 통나무처럼 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차량 조향 시 서스펜션에서 발생한 힘이 섀시를 뒤틀지 않고 고스란히 휠로 전달돼 일상에서도 레이싱카 수준의 코너링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외관은 낮은 차체를 강조했다. 전·후면 범퍼와 하단, 사이드 스커트에 모두 글로시 블랙 마감을 적용해 마치 차체가 땅과 맞닿아 보이는 착시효과를 일으킨다. 도어는 나비가 날갯짓하듯 위로 비스듬히 열리는 '버터 플라이' 개폐 방식을 적용했다. 시트와 도어 패널,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등 실내 전반에는 알칸타라 소재를 사용했다. 기존 가죽과 비교해 미끄럽지 않고, 열과 자외선, 땀으로부터 발생하는 마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MC푸라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전량 이탈리아 모데나에 위치한 비알레 치로 메노티 공장에서 계약 순서에 따라 생산된다. 사전 계약 및 주문은 전국 마세라티 공식 전시장을 통해 가능하다. 판매 가격은 5년 무상 보증과 3년 유지보수 제공을 포함해 △쿠페 버전인 MC푸라 3억 3880만 원 △컨버터블 버전인 MC푸라 첼로 3억 7700만 원부터 시작한다.

17일 서울 용산 마세라티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마세라티 신형 미드십 스포츠카 'MC푸라(PURA)'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 모습(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2025.12.17.
"내년 400대 판매 목표, 올해比 100대↑…환율 리스크 본사 부담, 가격 경쟁력 실현"

이날 다카유키 총괄은 올해 성과를 짚으며 내년 판매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지난 7월 이후 5개월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며 "마세라티 브랜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과 신뢰가 다시 형성된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마세라티는 한국 딜러사 FMK를 통한 수출 체제에서 벗어나 한국 판매법인 마세라티 코리아를 지난 7월 설립했다.

이어 "신차 출시 외에도 5년 무상 보증 프로그램 운영과 판교 전시·서비스센터 개관 등을 통해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향상했다"며 "올해 연간 판매량은 300여대 수준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 내년에는 이보다 100대 많은 400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고차 감가 방어를 위해 현재 1곳에 불과한 인증 중고차 센터를 내년 3곳 더 추가해 총 4곳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문화를 경험하는 고객 멤버십 프로그램도 예고했다.

최근의 고환율 상황에 대해선 마세라티 코리아 출범으로 관련 위험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딜러사를 통한) 판매 대행 체제와 달리 우리는 원화로 차량을 구매하고, 원화로 송금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본사가 환율 리스크를 부담하게 됐다"며 "최근의 고환율로 인해 본사의 순이익은 감소할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과거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국내 럭셔리차 시장에 대해선 "경기가 좋지 않아 쉽지는 않지만, 럭셔리 브랜드 자체가 판매량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잘 겨냥하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7일 서울 용산 마세라티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마세라티 신형 미드십 스포츠카 'MC푸라(PURA)'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 모습(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2025.12.17.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