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수소차 보조금…신형 넥쏘 출시됐는데 1450억 삭감
승용 수소차 보조금 지원대수 올해 1.1만 → 내년 6천대
넥쏘 연 1만대 판매 회복 눈앞…보조금 삭감에 업계 '당혹'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수소전기차(FCEV) 구매 보조금을 지난해 대비 1450억 원 축소하자 자동차 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 '넥쏘'가 7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출시되면서 모처럼 국내 수소차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데, 보조금 삭감으로 관련 시장이 다시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달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수소차 구매 보조금으로 △승용 1350억 원 △버스 4280억 원 등 총 5630억 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승용 2475억 원 △버스 4605억 원 등 총 7080억 원과 비교하면 1450억 원(20%) 삭감된 것이다.
수소차 구매 보조금은 승용 기준, 국고 보조금(2250만 원)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700만~1500만 원)이 더해지는 형태다. 그중 국고 보조금이 환경부 예산에서 지원된다. 이를 토대로 자동차 업계는 내년에는 △승용 6000대 △버스 1859대만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작년 지원 규모였던 △승용 1만 1000대 △버스 2000대 대비 5000대 이상 줄어들게 된다.
특히 승용 수소차 보조금이 1만 1000대에서 6000대로 수직 낙하하자 국내 유일 승용 수소차 넥쏘를 생산하는 현대차와 부품 업체는 비상이 걸렸다. 내년 보조금 지원 대수는 넥쏘 연간 생산 역량(1만 5000대)의 40%에 그치기 때문이다. 넥쏘에 들어가는 수소탱크의 연간 생산 역량(1만 2000대)과 비교해도 절반에 불과하다.
신형 넥쏘의 판매가격은 7643만 원으로 국고 보조금을 받아야 4000만 원 후반까지 구매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없는 수소차를 사는 소비자는 없다"며 "지원 대수를 6000대로 하향 조정한다는 건 결과적으로 6000대만 판매하라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승용 수소차 보조금 삭감 이유로 지난해 예산 집행 부진을 들고 있다. 하지만 넥쏘는 올해 신형 모델 출시를 계기로 연간 판매량 1만 대 회복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출시일인 지난 6월 10일 이후 8월 31일까지 약 3개월 총 6767대가 계약됐다. 지난 9월 계약 대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출시 4개월간 누적 9000대를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객 인도를 본격화한 7월부터는 넥쏘의 정식 판매 대수도 늘어났다. 지난 5월 22대에 그쳤던 넥쏘의 국내 월별 판매량은 신형으로 대체된 6월 이후 △6월 50대 △7월 1001대 △8월 1203대를 기록했다. 넥쏘의 국내 월간 판매 대수가 1000대를 돌파한 건 2022년 11월(1096대)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대구와 울산, 세종에선 지자체 보조금이 소진되기도 했다.
수소 승용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2만 4000여개로 내연기관과 비슷한 수준이다. 1만 9000여개에 불과한 배터리전기차(BEV) 대비 후방 산업과의 연계 효과가 크다. 넥쏘에 수소 탱크를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는 "늘어난 넥쏘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지난 8월 말 생산 인력을 40명 추가로 채용했다"며 "내년 넥쏘 판매량이 1만 1000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연말까지 20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인데 보조금 지원 대수가 6000대로 확정되면 채용 계획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