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나믹스 '스팟', 美 AGT서 3연속 백텀블링 '관객 환호'
아이돌 칼군무 방불케 한 정교한 동작…심사위원 기립박수
공연 위해 새 SW 적용…폭발물 처리 등 현장 업무에 응용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미국 방송사 N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 생방송 무대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며 예선전에 이어 다시 한번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지난 6월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스팟 다섯 대가 퀸(Queen)의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 노래에 맞춰 안무를 선보여 심사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예선을 통과했다. 당시 공연 중 한 대가 동작을 멈추고 주저앉았지만, 공연 종료 후 다시 한번 멋지게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줘 환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열린 본선 무대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털 달린 강아지 로봇 '스파클'(Sparkle)이 마키 마크(Marky Mark)의 '굿 바이브레이션'(Good Vibrations) 음악에 맞춰 쓰러졌던 스팟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부활시키는 연출로 시작했다.
곧이어 다섯 대의 스팟이 빠른 노래에 맞춰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드럽고 정교하게 움직이며 서로 간의 호흡을 맞추는 듯한 모습으로 마치 아이돌의 '칼군무' 같이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다른 스팟 한 대가 등장해 연속 3회 백 텀블링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피날레를 장식했고,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3회 연속 백 텀블링은 이번에 처음 공개한 것으로, 보스턴다이나믹스 관계자는 "굉장히 구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심사위원은 "결벽증이 있는 나로선 이번 무대가 동물 공연 중 최고"라며 "기술을 활용해 이제껏 보지 못한 훌륭한 무대였고, 모든 사람이 로봇 한 대씩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시청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기술을 재밌게 표현하는 건 어렵지만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이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며 "다음 무대에서는 귀여운 강아지 로봇 스파클을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심사위원 중 한 명은 "강아지 로봇 스파클과 같이 스팟이 색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기를 기대했는데 다소 아쉽다"는 의견과 함께 빨간 버저를 눌렀다.
스팟이 준결승 무대에 오를지는 시청자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준결승 진출팀은 27일(현지시각)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2018년 '업타운펑크'(Uptown Funk) 안무 영상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BTS), 롤링스톤(Rolling Stones) 등과 협업한 영상을 공개하는 등 대중들에게 재밌고 친근한 로봇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이 일반인들에게는 즐겁고 매력적인 로봇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싶었다"고 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번 무대를 위해 스팟에 특별히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며 동작 범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선정하고, 10초라는 짧은 시간에도 스팟이 1000개가 넘는 개별 동작을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실제 하드웨어에 적용할 땐 중력, 마찰력, 한계점과 같은 물리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춤으로 학습시킨 스팟을 폭발물 처리와 같은 현장 업무수행에도 응용할 수 있다.
한편, 보스턴다이나믹스는 27일(현지시각)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팟의 백 텀블링 연구개발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보틱스연구원 아룬 쿠마르(Arun Kumar)는 "시뮬레이션과 강화학습(Reinforce Learning)을 활용해 스팟을 지속 훈련했고, 최대 7번 연속 백 텀블링까지 구현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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