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車 반도체·로보틱스 본격화 …미래 모빌리티 정조준

SDV·전장·차량용 반도체 선도 기술 확보…글로벌 생태계 주도 가속
매출 성장률 8%·영업이익률 6% 목표…수익성 강화로 성장 동력 확보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이 27일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자로 나서 회사 미래 성장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신기술 경쟁력과 고도의 실행력, 속도 삼박자를 갖춰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모비스가 신성장 먹거리인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사업 분야에서의 독자 기술 확보에 나선다.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 기술 개발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로보틱스 분야에 본격 진출하며 미래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에서 △선도 기술 경쟁력 확보 △수익성 중심 사업체질 개선 △글로벌 고객 확대 본격화 등 회사 미래 사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성과를 제시했다.

반도체 생태계 조성 'SDV' 시대 대비…로보틱스 기술력 현대차그룹 '맞춤 행보'

현대모비스는 우선 △반도체 △로보틱스 △전동화와 전장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사업 영역에서 선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분야 기술력 확보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은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투트랙으로 이뤄진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SDV 차량 제어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통신용 SoC'(System on Chip), 배터리 안정화에 필요한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의 설계 역량을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전력 반도체는 자체 설계한 반도체의 양산에 집중한다. 현대모비스는 16종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연간 2000만 개 이상 양산 중이며, 차세대 11종 반도체도 개발 중이다. 국제 안전 표준 ISO 26262 인증도 확보했다. 현대모비스는 다음 달 반도체 포럼을 개최하고 국내 자동차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로보틱스 액추에이터 시장에도 진출한다. 액츄에이터는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는 구동 장치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부로 구성되는데 차량의 전자식 조향 장치 구성과 비슷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액츄에이터가 전체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모비스는 로봇 액츄에이터 분야를 시작으로 센서와 제어기, 핸드그리퍼(로봇 손) 등의 영역으로도 로보틱스 사업 확장을 검토할 계획이다.

로보틱스 기술 개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보틱스 투자와 맞물려 눈길을 끈다. 전날(26일)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50억 달러(7조원)을 투입해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제조업의 미래를 사람과 기계의 협업으로 보고 있다"로 로보틱스를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전장과 전동화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낸다. 전장에서는 오는 2029년까지 독일 ZEISS와 전면 유리창을 투명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기술인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DV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인 표준 플랫폼을 개발해 오는 2028년 이후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전동화 분야에서는 배터리 화재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열 전이를 차단하는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 미래 성장 전략 주요 내용 (현대모비스 제공)
수익성 강화…중국·인도 등 고성장 신흥시장 적극 공략

수익성 강화에도 나선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해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율을 8%, 영업이익률 5~6%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60여개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점검 중이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양산에 이르는 '전 단계 손익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며 수익성을 관리하고 있다.

오는 2033년까지 글로벌 고객사 매출 비중은 40%까지 확대하며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북미·유럽 고객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현대모비스는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해 주주 가치 제고에도 나선다. 중간 배당은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상향했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지난해 1630억 원에서 올해 6100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