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실력 가르는 겨울이 온다…내 전기차 저온 주행 거리는?

아이오닉6 544㎞→428㎞·ID.4, 200㎞대로↓…G80·EV6 소폭 하락 그쳐
전해질 얼고 히터도 전기로…"겨울철 주행시 충전 인프라 정보 챙겨야"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 The Kia EV6 GT (기아 제공) 2022.9.29/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10월에 들어서면서 한껏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겨울도 금세 다가올 것 같은 조짐이다.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는 겨울은 전기차에도 혹독한 계절이다. 올해 하반기 완성차 업체들이 각종 전기차를 내놓고 있지만 저온 주행거리는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연 어떤 전기차가 저온 주행거리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을까.

9일 완성차 업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기차 모델이 대거 출시됐다. 국산 첫 세단 전기차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기아 EV6의 고성능 모델 EV6 GT가 나왔다. 수입차로는 폭스바겐의 가성비 전기차 ID.4, 메르세데스-벤츠 'EQB' 'EQE', 아우디 'Q4 e-트론' 등이 선보였다. BMW 'i7'은 7월 사전계약에 들어가 오는 11월 출시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인은 1회 충전 주행거리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 저온(영하 7도) 상태가 되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상온(25도) 대비 줄어드는데, 모델별로 그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국산 전기차 중 처음으로 주행거리 500㎞를 넘긴 아이오닉6(롱레인지 2WD 18인치 모델 기준)는 상온에서 544㎞이지만 저온에선 428㎞로 주행거리가 줄어든다. 저온에서도 400㎞대 준수한 주행거리이긴 하지만 감소 폭만 보면 100㎞ 이상 차이가 난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2022.8.22/뉴스1

폭스바겐 ID.4는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와 400㎞대 주행거리·가성비 등에 힘입어 국내 출시 첫달 667대(한국수입자동차협회 9월 등록통계 기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9월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다. 그러나 ID.4의 주행거리는 상온 405㎞에서 저온 288㎞로 내려앉는다.

아우디 Q4-e트론의 주행거리도 상온에서 357㎞이지만 저온에선 254㎞로 100㎞ 가까이 줄어든다. 메르세데스-벤츠 EQB는 상온 312.6㎞, 저온 225.7㎞로 90㎞ 가량 떨어졌다.

저온 주행거리는 최근 출시 차종보다 오히려 기존 차종에서 더 좋은 성능을 보였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의 경우 2022년 모델 기준 주행거리는 상온 433㎞, 저온 411㎞로 20㎞대 차이에 그쳤다. 기아 EV6 트림 중 가장 긴 상온 주행거리는 롱레인지 2WD 19인치 모델이다. 상온에서는 483㎞, 저온에서도 446㎞ 수준으로 40㎞ 정도 차이를 보였다. EV6 GT도 EV6의 성능을 이어받아 상온 342㎞, 저온 311㎞로 소폭의 차이만 나타냈다.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거리가 떨어지는 이유는 리튬이온 배터리 탓이다.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는 액체 전해질로 구성됐다. 기온이 떨어져 전해질이 얼면 내부 저항이 커지고 그만큼 효율도 떨어진다. 겨울철 난방 시스템도 효율 감소에 한몫한다. 엔진 열을 난방에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 전력으로 히터를 구동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상온·저온 주행거리 차이가 많은 차종의 보조금은 줄어든다. 전기차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차량 가격 기준 외에도 저온 주행거리를 반영한 계수를 활용해 산출한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 대상 기준을 벗어나는 차종은 오히려 저온 주행거리를 명시하지 않아 겨울철 전기차 주행에서 난감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업체에서는 저온 주행거리는 마케팅 측면에서 도움이 안 되니 잘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겨울철에 전기차를 주행하려면 주의가 필요하다"며 "충전 인프라 정보를 미리 챙겨두고, 폭설이 내리거나 할 때는 산간 지방 주행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SUV 'The all electric ID.4'. 2022.9.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