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카 내놓고 공장도 짓고…현대차그룹 '1위 목표' PBV 뭐길래

전기차 플랫폼 위 다양한 형태 올리는 '맞춤형 차량'…2025년 130만대 전망
GM·리비안 등 해외업체도 활발…"다양한 차종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

현대차그룹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개발중인 PBV 테스트 벅(Test Buck) 등 PBV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개발 방향성을 담은 결과물을 공개하고, PBV 미래 UX개발 방향성과 기술 개발 성과를 공유했다. 사진은 UX 스튜디오에 전시된 ‘PBV 엔지니어링 벅’의 외장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2.9.18/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PBV(Purpose Built Vechile).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목적기반차량'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밀고 있다. 세계 1위가 목표다. PBV 전용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콘셉트카를 공개하는 등 전 세계 자동차업체 중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PBV는 자율주행 기술까지 더해지면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동식 사무실·병원·가게도 가능하고 로봇과 결합한 배송 시스템도 예상되는 미래 모습이다.

PBV는 '맞춤형 차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으로 불리는 전기차 플랫폼 위에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진 개념이다. 특정 소비층이나 산업군을 대상으로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기아는 2024년말 완공을 목표로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양산 시점은 2025년이며 우선 10만대를 생산하고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기아는 물류와 택시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 2월 박스카인 레이의 1인승 밴 모델을 출시하면서 PBV 방향성을 내비쳤고, 5월에는 본격적인 전기차 PBV 모델 니로 플러스 택시를 내놨다. 7월에는 봉고EV를 활용한 냉동 탑차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니로 플러스는 차고를 높여 승객들이 덜 숙이고 탑승할 수 있고, 택시 내 여러 기기들을 한 디스플레이로 통합했다. 택시 기사들의 만족도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기아가 첫 번째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니로 플러스’를 지난5월 30일 출시했다. 니로 플러스는 1세대 니로 EV를 기반으로 전고를 80mm 높이고 실내 구성을 최적화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기아 제공) 2022.5.30/뉴스1

기아가 PBV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향후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기술 발전으로 공유 차량은 늘어나고 주요국의 인구 증가는 정체된다. 승용 수요는 줄어들고, 물류가 늘어나는 흐름"이라며 "완성차 업체가 물류·특장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지난 4월 쿠팡과 맞춤형 PBV 개발을 협력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7월 CJ대한통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아는 2030년까지 연간 PBV 1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PBV 시장이 올해 32만대에서 2025년 130만대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6일 PBV의 모습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UX 테크데이 2022' 행사도 진행했다. 공항 픽업용 PBV 테스트벅(사용성 검증을 목적으로 사전에 자작하는 모형)을 선보여 PBV UX 개발 방향성을 보여줬다. 조수석도 없애고 트렁크도 없애 차안의 생활공간에 한발 더 나아갔다.

해외 업체들도 PBV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GM은 지난해부터 전기 상용차 전문 브랜드 '브라이드 드롭'을 출범하고 페덱스·월마트 등에 EV600·EV410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협력해 10만대의 PBV를 2030년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권용주 교수는 "물류의 특장이라는 것이 워낙 수요와 목적이 다양하다. 하나의 큰 틀 차종을 바탕으로 얼마나 다양성 있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