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터보파워에 정숙성까지...겉과 속 다바꾼 신형 말리부
166마력 4기통 1.5리터, 253마력 4기통 2.0리터 엔진 두종류
실내 정숙성에 강점...차선유지 보조시스템은 아쉬움
- 박기락 기자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이전 모델의 단점을 모두 보완해 완전히 새로워졌다."
5년만에 9세대 모델로 돌아온 신형 말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완성차 업계 트렌드는 차량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관 디자인에 크게 손대지 않은 채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차량 성능에 집중적인 변화를 주는 풀체인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차체부터 내외관 디자인을 비롯해 파워트레인에 전면적인 변화가 이뤄진 신형 말리부는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차종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신형 말리부는 GM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차종에 밀리고 있는 중형세단 시장을 잡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통상 6~7년 정도의 중형세단 풀체인지 주기보다 이른 5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형 말리부는 이전 모델과 달리 1.5, 2.0 트림에 모두 터보엔진을 탑재하며 중형세단 주류를 이루고 있는 2.0 자연흡기 모델에 도전장을 던졌다. 낮은 배기량에도 높은 출력을 내는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연비와 주행성능을 만족시키겠다는 의지다.
신형 말리부에 탑재된 GM의 신형 4기통 1.5 터보엔진은 166마력, 25.5kg.m의 최대 출력과 토크를 바탕로 리터당 13.0km의 복합연비를 기록했다. 캐딜락 CTS에 적용돼 성능을 검증받은 4기통 2.0리터 직분사 터보엔진은 253마력의 최대 출력을 자랑한다.
◇늘어난 휠베이스로 여유있는 실내공간 확보
주행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2.0 터보모델을 타고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남양주 중미산천문대에 이르는 114km 구간을 왕복했다. 시승코스에는 경춘고속도로와 설악IC를 지나 천문대에 이르는 와인딩 구간이 이어져 신차의 가속성능과 주행안정성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형 말리부의 외관은 GM 엠블럼과 차량 곳곳에 말리부로 표기된 영문 엠블럼을 지우면 과연 이차가 말리부인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 전면부는 매끄럽고 날렵하게 뻗은 HI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이 선명하고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준다. 또 전륜 상단에서 후륜 하단으로 이어지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드라마틱한 바디라인을 연출한다.
후면부는 에어로 스포일러 기능을 고려해 디자인된 트렁크 라인 아래 위치한 LED 주간주행등과 길게 뻗은 LED 후방보조제동등이 날렵한 디자인의 C필러와 만나 감각적이고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을 완성하고 있다.
실내는 휠베이스가 93mm 늘어나면서 앞좌석과 뒷좌석 무릎공간이 보다 여유로워졌다 . 특히 뒷좌석 가운데 탑승자를 불편하게 했던 중앙 터널이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뒷좌석 편의성도 높아졌다.
콕핏과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와 각종 조작 버튼은 다소 시선이 분산됐던 이전 모델과 달리, 정제되고 직관적으로 디자인으로 변모했다. 스티어링휠에 크루즈컨트롤과 볼륨 스위치도 버튼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조작 편의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기어봉의 토글시프트는 그대로 유지됐다.
◇악천후·고속주행에도 실내는 고요
신형 말리부는 무엇보다 실내 정숙성에 강점을 가진 차였다. 시승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와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에도 풍절음과 노면음을 잘 잡아주면서 조용한 상태를 유지했다. 또 터보 엔진으로 자연흡기보다 소음 발생요인이 많은 터보차저를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진음은 훨씬 적었다.
이전 모델보다 130kg 가량을 감량하면서 고속 주행중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 아닐까라는 우려도 기우에 불과했다. 고속으로 가면 갈수록 차가 바닥에 깔리는 느낌을 주면서 묵직해지는 스티어링휠은 높은 안정감을 선사했다.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에도 힘은 차고 넘쳤다.
3세대 6단 변속기의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북미 모델에는 8단 아이신 미션이 장착되지만 국내 출시 모델은 한국지엠 보령공장에서 생산되는 3세대 6단 변속기가 장착된다. 굼뜬 응답성으로 많은 지탄을 받은 1~2세대 미션과 달리, 3세대 미션은 최적의 변속 타이밍으로 2.0 터보엔진과 기대 이상의 궁합을 보였다.
다만 신형 말리부에 최초로 적용된 차선유지 보조시스템은 다소 신뢰하기 어려웠다. 타이어가 차선에 거의 닿을 정도가 됐을 때 시스템이 개입했는데 그나마도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는 것이 아닌 양차선을 두고 갈지자 주행을 이어갔다.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2.0 LTZ 모델은 이날 리터당 9.3km의 연비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인 리터당 10.8㎞를 하회하지만 급가속이 잦았던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신형 말리부는 엔트리 트림의 가격을 이전 모델보다 100만원 가량 낮추면서 터보 모델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 1.5L 터보 모델은 LS 2310만원, LT 2607만원, LTZ 2901만원이며, 2.0L 터보 모델은 LT 프리미엄팩 2957만원, LTZ 프리미엄팩 31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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