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렉서스 RX 450h, 세단 같은 편안함에 SUV실용성까지
중형SUV가 넓긴 한데…8000만원대 가격은 '부담'
- 심언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여성이 운전해도 전혀 부담없는 SUV, 조용하고 세단 같은 SUV."
렉서스의 중형SUV RX가 7년만에 돌아왔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독일차와 달리 정숙성에 심혈을 기울인다. 때문에 '운전하는 맛이 안 난다'는 푸념도 듣지만 렉서스를 좋아하는 매니아를 만드는 이유다.
렉서스 RX450h는 이번에도 이같은 운전자들의 볼멘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듯 싶다. 세단과 같은 정숙성을 선보인다.
렉서스 RX450h를 타고 서울에서 춘천가도를 거치는 60여 Km 구간을 달려봤다.
◇ 세단 보다 조용한 SUV
'SUV는 세단보다 시끄럽다'는 기본 상식이다. 렉서스RX는 이같은 상식을 깼다. 시동이 걸려있는 차에 올랐는데 소음은 물론 진동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덕분에 차 시동을 다시 끄고 켜는 머쓱함도 감수해야 했다.
운전대를 잡고 서서히 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도로 위를 미끄러진다. 렉서스의 조용함은 이미 평판이 높지만 특히 저속 운행상태에서 방음은 최고급 세단에 비견될 정도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을 밟고 70㎞/h가 넘어가자 그제서야 특유의 디젤 엔진음이 새어나왔다. 최고출력 263마력, 최대토크 34.2kg.m/4600rpm의 힘을 뿜어 내는 V6 3500㏄ 엔진은 무리없이 170㎞/h까지 치고 올라갔다.
주행모드를 '스포트(SPORT)'로 전환해봤다.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던 가속감이 뚜렷이 개선됐다. △NORMAL △SPORT △ECO의 세 가지 주행모드 선택에 따라 운전하는 맛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차체 안정감도 만족스럽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링을 시험해봤지만 땅을 움켜쥐고 달리는 듯한 느낌이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엔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충격이 일부 전달됐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 넓은 실내공간 대용량 트렁크…터치리스 기능은 '글쎄'
차에 처음 오르는 순간 느껴지는 것은 고급스러움과 탁 트인 시야에서 오는 시원함이다. 고온의 레이저로 깎아낸 도어트림과 센터콘솔 등 내장재는 화려하지 않지만 우아하다.
12.3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는 운전자가 잠깐 힐끔 눈을 곁눈질하는 것만으로 실시한 주행정보를 손쉽게 확인하도록 돕는다. 터치스크린이 아닌 점은 아쉽다. 기어봉 아래 설치된 고감도 휠을 통한 조작은 익숙하지 않다.
SUV의 장점인 공간활용의 실용성은 더욱 강화됐다. RX 450h는 이전 모델보다 전장 120㎜ 늘렸고, 전폭과 전고도 각각 10㎜와 20㎜를 늘렸다. 덕분에 앞좌석을 꽤 뒤로 밀어냈는데도 뒷좌석에서는 다리를 꼬고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넉넉했다. 신형RX의 트렁크는 골프백을 4개 실을 정도로 넓었다.
렉서스가 자랑하는 '터치리스 파워 백도어' 기능의 실효성은 의문이었다. 팔꿈치 등으로도 작동 가능하다던 터치리스 기능은 몇 차례 실랑이 끝에 작동했다. 본인 뿐만 아니라 동행한 기자들 몇몇도 터치리스 사용에 애를 먹었다. 키를 소지한 상태에서만 제한적으로 작동하는 터치리스 기능이 꼭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나마도 최상급 모델에만 기본 탑재된다.
◇ 대형같은 중형SUV 8000만원대 가격도 '부담'
RX는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226만대 이상 판매된 렉서스의 중형SUV 대표 모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경쟁력은 검증된 모델이었지만 한국시장에서의 판매량은 그리 높지 않았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도 올해 신형 RX의 국내 판매목표로 900대를 제시했다.
특히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RX450h는 풀체인지를 통해 차체를 넓혔고 중형이라기엔 다소 큰, 어정쩡한 포지셔닝이 됐다. 8000여 만원에 이르는 가격도 중형SUV 가격으로는 살짝 부담스러운 느낌이다.
렉서스 RX450h는 Supreme(표준형) 7610만원, Executive (고급형) 8600만원, F Sport 8600만원, RX350 Executive(고급형) 80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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