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비싼 '알루미늄' 대신 '주철'로 몰래 부품 변경…소비자 분통

한국지엠 군산공장 올란도 생산라인 ⓒ News1
한국지엠 군산공장 올란도 생산라인 ⓒ News1

(서울=뉴스1) 박기락 = 한국지엠이 올란도 차량의 로어암 부품을 저가 재질로 바꾸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출시 당시엔 값비싼 알루미늄 부품을 채택했다가 슬그머니 주철 부품으로 바꿔 판매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내부적인 테스트를 거쳐 주행성능, 안정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법적으로도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지만 소비자들을 속였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올란도 차주로 구성된 온라인 동호회에서 로어암 부품의 재질변경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고 수리를 위해 공업소를 찾은 한 올란도 차주는 기존 재원 상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돼있어야 할 로어암 부품이 주철 재질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를 제기한 차주는 "사고수리를 위해 공업소에 갔다가 (다른 차주를 통해) 분명히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알고 있던 올란도 로어암 부품이 주철로 변경돼 있었다"며 "아마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를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란도 차량 하부(사진=문제를 제기한 올란도 차주 블로그 캡처)ⓒ News1

로어암은 차량의 본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부품으로 높은 강도를 필요로 한다. 올란도는 출시 당시 로어암 부분이 알루미늄 합금으로 이뤄져 있었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 합금 재질이 주철보다 더 단단하고 가벼우며 내부식성이 높다. 주철 부품과 알루미늄 부품의 가격 차이는 많게는 두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한국지엠이 원가절감을 위해 대외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재질 변경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해당 부품의 재질을 변경한 것이 맞다"며 "로어암 부품의 재질 변경이 원가절감 차원인지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부적인 테스트를 통해 차량의 주행성능이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하에 재질을 변경했을 것"이라며 "상품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주철 소재가 알루미늄 합금보다 무겁고 강도가 낮아 연비와 주행성능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고급차들은 로어암 재질로 알루미늄 합금을 채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크루즈와 신형 스파크의 로어암 부품 역시 알루미늄 합금에서 주철로 변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관련 부분은 확인중이라고 해명했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을 비롯해 완성차 업체들의 임의적인 부품 재질 변경은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올란도 건의 경우 차량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수면위로 떠오른 것일 뿐,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의 경우 더 많다"고 말했다.

한편 로어암 부품 재질 변경의 경우 리콜이나 정부 규제 대상은 아니다. 부품 재질을 바꿔도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원상복구를 요구하긴 힘들다.

kiro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