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쏘나타 하이브리드 타보니 연비가 무려 23.9㎞
90km 구간 주행 연비 23.9km…풀옵션 가격이 4000만원 달해
- 류종은 기자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에 대응하기 위해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LF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내놓았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언덕길을 힘겹게 올랐던 전 모델보다 힘이 확실히 좋아졌다. 공인연비도 17.7km/l(17인치 타이어 기준)까지 개선됐다.
현대차는 LF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면서 '하이브리차=비싸다'는 인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실제 가격도 기존 모델보다 최대 25만원까지 낮췄다. 하지만 현대차가 자랑한 8인치 내비게이션, 파노라파 선루프,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등 편의사양을 모두 장착하면 3981만원이라는 거금이 필요하다. 윗급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과 200만원 차이에 불과한 것이다.
30일 LF쏘나타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트림 풀옵션 차량을 타고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출발해 인천 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다녀오는 90km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공항 인근 정체가 심한 시내도로와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의 복합 연비를 알아보는데 중점을 뒀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과 조금 다른 디자인이 적용됐다. 전면부는 가솔린 모델보다 볼륨감을 키웠고, 라디에이터 그릴를 벌집모양으로 만들었다. 라디에이어 그릴 후면에는 '지능형 공기유압제어장치'가 설치돼 공력 성능과 연비를 극대화시켰다.
측면모습은 가솔린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앞펜더에 '블루 드라이브' 표식이 붙어있다. 블루 드라이브는 현대차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상징한다. 뒷모습은 가솔린 모델과 다른 점이 많다. 우선 트렁크 문에 하이브리드 표식이 붙어있고, 붉은 후미등에 흰색 선으로 장식된 점도 다르다. 머플러(배기구)는 뒷범퍼에 숨겨져 있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인테리어는 최근 현대차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는 내비게이션, 공조기,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공조기 조작 버튼 등이 수평형으로 배치돼 있다. 기어박스에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주행모드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용 클러스터페시아(계기판)는 배터리 충전 상황, RPM, 속도 등을 알려준다.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주행상태, 주행 방향, 운전모드 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뒷좌석은 성인남성 3명이 앉아도 여유로울 만큼 넉넉했다. 시트에는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가 장착돼 있다. 패밀리 세단으로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좌석 중앙에 있는 암레스트(팔걸이)를 내리면 트렁크와 뚫려있어 스키 등 길이가 긴 짐을 싣는것도 가능하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배터리가 트렁크에 있어서 짐을 만이 실을 수 없었다. 하지만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스페어 타이어 공간 내부로 이동시켜 380리터의 공간을 확보했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2.0 GDi(직분사) 엔진과 38kW급 전기모터로 구동된다. 기존에는 2.0 MPi 엔진과 35kW급 전기모터를 사용했다. 파워트레인(동력장치)가 달라지면서 전체 시스템 출력은 기존 150마력에서 156마력으로, 최대토크는 18.3kg.m에서 19.3㎏.m로 높아졌다. 변속기는 일반 6단 변속기에서 전용 6단변속기로 교체됐다. 전용 6단변속기는 고전압용 단독 구동형으로, 전동식 오일 펌프를 사용한다. 이는 동력전달 효율성이 일반 변속기에 비해 높은 게 특징이다.
시동을 켜고 전기 모드로 운행을 시작했다.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뿐 다른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속도가 시속 40km가 넘어가자 전기모터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전기모터는 최대토크가 20.9kg.m이다. 액셀레이터(가속 페달) 조절만 잘하면 시속 120km까지는 전기차(EV)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액셀레이터에 힘을 주면 어느새 엔진이 개입했다. 시내에서 시속 20~60km 속도로 주행한 결과 약 27km/l의 연비를 얻을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서는 속도를 시속 80km 이상으로 올렸다. 처음 치고 나갈 때는 순간 연비가 10km/l 이하로 떨어졌지만 어느새 20km/l 이상으로 올라갔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동시에 구동하기 때문이다. 속도를 시속 100km까지 높여도 19~20km/l 대의 평균 연비가 유지됐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회생제동 브레이크'가 장착됐다. 감속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시킨다. 주행하면서 배터리가 자동으로 충전되는 시스템이다.
신형 쏘나타는 쉽게 연비운전을 할 수 있도록 국내 중형차 최초로 '관성 주행 안내' 기능이 탑재됐다. 연비운전에는 관성주행이 필수지만 초보운전자들은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이 차는 내리막길이나 진행 방향 변경, 톨게이트 등 감속 상황이 예측되는 경우 내비게이션으로부터 브레이크 사용 시점을 계기판에 미리 알려준다. 이번 시승에서도 내리막길이 나타나면 관성주행 알림이 켜졌다. 초보 하이브리드차 운전자들도 높은 연비 구현에 도움이 될만한 시스템이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얻은 최종 연비는 23.9km/l다. 주행구간의 80% 가량이 고속구간이었던 것을 감안해도 높은 결과다. 하이브리드차는 크루즈컨트롤보다는 직접 발로 액셀레이터를 조작할 때 더 높은 연비가 나타난다. 차의 특성에 익숙해지면 훨씬 높은 연비도 구현이 가능하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여러면에서 매력적인 차량이다. 높은 연비와 뛰어난 디자인는 수입차 못지 않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최고급인 프리미엄 트림의 경우 기본 가격은 3343만원이다. 풀옵션을 장착하면 3981만원까지 올라간다. 정부 보조금을 받더라도 38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다. 윗급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 가격이 4177만원, 캠리 하이브리드 4300만원, 파사트 디젤 3890만원 등 경쟁차종보다 가격경쟁력이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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