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본질로 승부한 LF쏘나타 '200㎞로 달려보니…'

rpm 극한까지 끌어올려도 엔진소리 부담없고 '달리는 맛'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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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달리고 회전하고 멈추고 보호하고."(RUN/TURN/STOP/PROTECT). 현대차가 신형 'LF쏘나타'를 소개하는 광고문구다.

쏘나타가 돌아왔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를 꾸미는 말로 '본질로부터'란 수식어를 썼다. 달리고 회전하고 멈추는 자동차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는 의미다. 한 가지 덧붙여 운전자와 승객을 보호하는 안전 기능과 달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전작 YF쏘나타는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다. 신형 쏘나타는 무난해졌다는 평도 있지만 그게 맞다. 국민차 쏘나타는 무난한 디자인이 제격이다. 오래봐도 질리지 말아야 한다. 30대부터 60대까지 아우르려면 무난한 디자인으로 본질에 충실하면서 잘 달리고 잘 서는 게 더 중요하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 변화 콘셉트를 제대로 잡았다.

연비 논란은 남아 있다. 여러 기자들이 시승한 결과 연비는 크게 차이가 났다. 가혹한 조건에서 운전한 차량은 1리터당 7~8km, 정속주행을 주로 한 차량은 1리터당 11~12km까지 나왔다. 연비는 차량의 성능이 30%, 운전 습관이 70%를 차지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연비 개선 모델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니 기다려 볼 일이다.

신형 쏘나타 변속 레버. 수동 모드 전환 모습.© News1 최명용 기자

◇RUN: 시속 200km까지도..엔진 '노이즈' 대신 엔진 '사운드'

현대차는 2일 충청남도 안면도에 위치한 리솜오션캐슬에서 신형쏘나타 미디어 시승행사를 가졌다. 시승 코스는 안면도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대천 일대까지 달리는 81km 구간을 왕복했다. 시승한 차량은 신형 쏘나타 2.0CVVL 모델이다. 18인치 타이어를 달았다. 최고 출력은 168마력(rpm 6500) 최고 토크는 20.5kg.m(rpm4800)을 보인다.

스포츠 모드로 가속 페달을 급히 밟으면 6000 rpm까진 쉽게 오른다. 일부 구간에선 순간 속도 시속 200km를 찍었다. 2.0 엔진으로 시속 200km를 내기란 쉽지 않다. 실운전에서 이 정도 속도를 내는 것도 매우 드물다. 순간가속 성능이 좋아 고속도로에서 추월하기 좋다.

과거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불평 중 하나는 엔진소리가 시끄럽다는 점이었다. 신형 쏘나타는 시속 200km를 달려도 실내에서 대화하기 어렵지 않다. rpm을 극한까지 끌어올려도 엔진 소리가 부담스럽지 않다. 엔진 '노이즈'를 엔진 '사운드'로 바꿨다. 가속 페달의 반응성과 엔진 사운드를 더해 달리는 맛을 느끼게 한다.

변속 레버는 위치를 살짝 바꿨다. 자동 모드에서 수동모드로 전환할 때 과거엔 우측으로 레버를 밀어야 했다. 신형 쏘나타는 운전자 몸쪽으로 레버를 당기는 형식으로 수동모드로 전환한다. 수동으로 전환하면서 엔진 회전 속도를 급격히 높이는 당기는 맛과 달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작지만 마음에 드는 변화다.

신형 쏘나타 스티어링 휠과 실내 디자인 © News1

◇TURN: 부드러운 스티어링휠, 단단한 서스펜션

신형 쏘나타는 스티어링휠에 많은 공을 들였다. 수백명의 손 모양과 운전습관을 연구해 최적화된 스티어링 휠을 만들었다. 스티어링 휠에만 16개월동안 연구했다. 스티어링휠은 전작 YF쏘나타보다 살짝 얇아졌다. 스티어링휠 구간별로 굵기도 달라 상단 부분은 얇고 하단과 좌우는 조금 두껍다. 적당히 가볍게 돌아간다. 회전구간에선 부드럽다.

급격히 회전할 땐 인체공학 시트가 위력을 발휘한다. 적당한 탄력으로 등을 받쳐준다. 시트에선 여름철엔 시원한 바람, 겨울철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서스펜션은 조금 딱딱한 편이다. 한국 형 모델은 조금 딱딱하게, 미국 모델은 좀 더 부드럽게 세팅을 바꿀 예정이다. 서스펜션이 단단하면 불편하다는 불만도 있다. 요철 구간을 지날 때 충격을 몸이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차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급격한 코너나 고속주행에선 단단한 서스펜션이 안정감을 준다.

◇STOP: 예민한 브레이킹..스마트 크루즈도 매력적

브레이크는 예민하다. 급격한 가속 뒤 감속을 할 땐 몸이 앞으로 쏠린다. 브레이크 페달에 익숙해지면 나아지겠지만 처음엔 너무 잘 멈추는 게 거북하다. 예민한 만큼 조심스럽게 밟아야 한다.

매력적인 것은 스마트 크루즈 기능이다. 스마트 크루즈가 적용된 차량은 많이 나왔다. 기자가 실제 스마트 크루즈를 시연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내구간에서 시속 60km로 스마트 크루즈 속도를 맞췄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맞춰서 속도를 줄인다. 앞차가 신호등에 걸려 멈춰서자 2m 거리에 멈춘다. 앞차가 출발하면 버튼 조작으로 바로 차를 따라간다.

앞차가 설때 속도를 줄이는 과정이 조금 불안하다. 발을 떼고 있어야 하는데 자꾸만 브레이크 위로 발이 올라간다. 스마트 크루즈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 탓에 불안하다. 정작 쏘나타는 한번의 실수도 없이 꼬박꼬박 멈췄다.

한가지 흠은 코너 구간이다. 앞차가 회전하며 시야에서 사라지자 가속을 시작한다. 코너에선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코너에서 속도를 높였다. 스마트 크루즈는 곡선 구간이나 돌발 상황이 많은 시내 구간엔 적합치 않아 보였다. 직선 구간, 특히 차량이 막히는 출퇴근 시간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선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법하다.

◇PROTECT: 안정성 강화..각종 경보 장치

신형 쏘나타엔 안전장치를 위한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무릅 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이나 초고장력 강판 채택 등으로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이같은 기능은 사고를 내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겠다.

차선이탈 경보시스템이나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등이 예민하게 작동한다. 좁은 국도 구간에서 조금이라도 차선을 넘어서려고 하면 삐삐 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안전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조금 거슬린다. 차량 내부가 조용해 경고음이 더 거슬릴 수 있다.

후측방 경보시스템도 편리하다. 좌측으로 차선을 옮길 때 사각에 있는 차량을 알려준다. 가속을 하다 급격히 좁아지는 구간이 나타나자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이 작동했다. 삡삡 하는 경고음과 함께 일시적으로 속도를 줄인다.

꼼꼼히 챙기지 않으면 넘어갈 기능이지만 안전성을 위해 현대차가 들인 공이 엿보인다.

◇FUN to DRIVE: 센터페시아 완성형

신형 쏘나타는 현존하는 중형차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센터 페시아(차량 중앙 조작부) 디자인을 보인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쪽으로 4.5도가 기울어져 있다. 전작에 비해 좌우로 버튼을 펼쳤다. 다양한 버튼이 탑재돼 있지만 몸을 숙이지 않고 손만 뻗으면 조작이 가능하다.

일부 수입차는 센터페시아 조작부를 터치스크린으로 모두 전환했다. 정차중엔 터치스크린이 편리할 수 있겠지만 주행 시간이 많다는 점에서 버튼식 센터페시아는 여전히 유용하다.

신형쏘나타는 센터페시아가 운전자를 향해 4.5도 정도 틀어져 있다. 눈으론 느끼지 못하는 변화지만 운전하면서 손을 뻗어보면 4.5도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신형 쏘나타는 커다란 트렁크를 자랑한다. 차량 크기에 비해 트렁크 크기가 상당하다. 골프백 4개와 보스톤백 4개가 충분히 들어간다.

몇가지 흠은 눈에 띈다. 스마트크루즈 등 각종 센서를 탑재하기 위해 신형 쏘나타 그릴 부분엔 커다란 네모판을 붙였다. 디자인 면에선 영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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