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올뉴 쏘울'…미니쿠퍼 대항마될까

디자인·정숙성 '동급 최고' 수준…고속구간 가속력 '답답'

기아차 올뉴 쏘울 시승 모습(기아자동차 제공)© News1

(평창(강원)=뉴스1) 류종은 기자 = 기아자동차의 '아이코닉' 차량 '올뉴 쏘울'은 도심 주행에 적합한 안정적인 차량이었다. 안정적인 승차감과 정숙성은 '동급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기아차가 경쟁모델로 꼽은 '미니쿠퍼'보다는 가속력, 핸들링 등 '운전의 재미' 측면에서는 좀 부족했다.

'올뉴 쏘울'은 기아차의 박스카형 CUV인 '쏘울'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5년만에 나온 2세대 모델이다. 기아차는 지난 2010년 프로젝트명 'PS'로 2세대 쏘울 개발에 착수, 44개월의 연구개발 기간동안 약 2400억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올뉴 쏘울은 전세대 모델에서 부족했던 상품성을 강화,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기아차가 출시한 모델이다. 기아차 측은 올뉴 쏘울을 내놓으면서 BMW미니의 '미니쿠퍼'를 경쟁상대로 꼽았다. 독특한 디자인과 경쾌한 주행감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미니에 대한 정면 도전인 것이다.

28일 기아차 올뉴 쏘울의 최상위 트림 '노블레스' 모델을 타고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를 출발해 정동진을 돌아오는 약 146km 코스를 시승했다.

올뉴 쏘울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전세대 모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면부는 헤드램프를 좀더 날렵하게 다듬고,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을 한층 높은 위치로 이동시켰다. 아울러 범퍼그릴의 크기를 키워 통풍성을 높이면서 스포티해 보이게 만들었다.

기아자동차 올뉴 쏘울 실내 인테리어© News1 류종은 기자

올뉴 쏘울의 가장 큰 특징은 지붕과 차체의 색깔이 다른 '투톤루프'를 적용한 것이다. 이는 미니쿠퍼가 주로 검은색과 흰색 루프를 사용해 독특한 모습을 연출한 것과 비슷하다. 기아차 측은 검은색, 흰색, 빨간색 등 3가지 색상의 투톤 루프를 갖춰 미니쿠퍼보다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가보니 인테리어가 전세대보다 많이 개선됐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1세대 모델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지만 인테리어가 소위 말하는 '깡통차(옵션이 없는 차량)'에 비견될 정도로 아쉬웠다. 하지만 올뉴 쏘울은 센터페시아(조작부분)를 하이그로시 소재를 사용하고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8인치 터치스크린 LCD창이 자리잡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생각보다 시트포지션(좌석위치)이 높게 느껴졌다. 스포티지R 등의 준중형SUV 차량에 앉았을 때와 비슷한 눈높이였다. 초보 운전자나 앉은키가 작은 여성 운전자들에게 적합해 보였다. 다만 경쾌한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들에게는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는 높이였다. 뒷좌석은 신장 175cm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한 공간이었다.

기아차 올뉴 쏘울의 트렁크© News1 류종은 기자

운전석으로 돌아와 시동을 걸었다. 엔진음이 실내로 거의 유입되지 않아 조용했다. 이번 시승차량은 1.6리터 GDi 엔진을 얹은 가솔린 모델이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38마력, 최대토크 16.4kg.m의 힘을 갖추고 있다. 또 전륜구동 방식의 6단 자동변속기와 어울려 복합연비 기준 11.5km/l의 공인연비를 갖췄다. 이는 경쟁모델인 미니쿠퍼보다 16마력, 토크 0.1kg.m씩 각각 높은 것이다. 연비는 미니쿠퍼가 1.2km/l 앞선다.

반면 가격은 '올뉴 쏘울'이 앞선다. 미니쿠퍼는 국내 시장에서 3240만~4100만원 선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올뉴 쏘울은 이보다 약 1500만~2000만원 가량 싸다.

알펜시아 리조트를 출발해 곧바로 와인딩(곡선) 코스를 달렸다. 시속 60~80km의 속도로 연속되는 곡선코스를 달리는데 부드러운 핸들링이 가능했다. 하지만 급경사를 만났을 때는 날카롭게 빠져나가지 못했다. 미니쿠퍼의 경우 단단한 서스펜션과 묵직한 핸들링 덕분에 곡선 주행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에 비해 올뉴 쏘울은 조금 불안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올뉴 쏘울의 가속성을 알아보기 위해 고속주행을 실시했다. 올뉴 쏘울은 시속 80~120km 선에서는 무리없는 가속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속 150km를 넘어서자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도 시속 175km를 넘어서지 못했다. 또 언덕길에서도 rpm이 5000을 넘어서면서 엔진음이 크게 났지만 쉽게 치고 나가지 못했다. 고속주행에서 움직임을 보이는 미니쿠퍼와 비교하기 어려웠다.

주행성능은 미니쿠퍼보다 못했지만 정숙성은 '동급최고'라고 할 만큼 조용했다. 시속 150km 선에서도 동승자와 무리없이 대화가 가능했다. 엔진음과 노면마찰음, 풍절음 등이 크게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아차 측은 언더커버와 흡음재를 사용해 정숙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총 146km 거리를 주행한 결과 트립컴퓨터에는 10.8km/l의 연비가 나타났다. 고속주행과 급가속 등을 반복했음에도 공인연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올뉴 쏘울은 기아차가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시장과 북미 시장에 내놓은 '히든카드'다. 전세대 모델보다 상품성도 많이 개선했고 가격 인상폭도 최소화했다. 이 정도 상품성에 1445만~2120만원 선의 가격을 뽑아낸 것이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경쟁모델을 선정할 때 올뉴 쏘울의 특징을 좀더 고려했어야 했다. 올뉴 쏘울의 특징에 비춰보면 미니 컨트리맨이나 닛산의 소형CUV '쥬크', 닛산 박스카 '큐브' 등이 경쟁모델로 좀더 적합해보였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