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8100만원 렉서스GS450h '연비는 경차 수준'
왕복 600km 평균연비 14.8km/l…최고출력 345마력 힘도 '장사'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디자인·주행성능·연비'를 꼽는다.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연비는 특히 차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연비가 좋으면 대부분 주행성능이 부족하다는 게 흠이었다. 그런 점에서 렉서스가 이번에 내놓은 세단은 주목할 만하다.
렉서스가 새로 선보인 차량은 그랜드 투어링(장거리여행) 세단 GS시리즈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GS450h'다. 이 차의 최대 장점은 연비와 주행성능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 6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합쳐진 구조여서 8기통 엔진 수준의 주행성능을 발휘하면서 하이브리드 구조여서 연비는 거의 경차 수준이다.
지난 16일 GS450h를 타고 서울 광화문에서 대구 수성못까지 총 600km 코스를 시승했다. 이번 주행을 통해 토요타가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시내주행과 고속주행에서 나타내는 연비와 달리기 능력을 고루 살펴볼 수 있었다.
GS450h의 외관은 다른 GS시리즈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제는 렉서스의 대표적인 얼굴이 된 '스핀들그릴'을 처음으로 적용한 GS는 쉽게 말하면 잘생긴 얼굴을 갖추고 있었다. 스핀들그릴은 단순히 멋지기만 한 것이 아니다. 공기를 집어넣는 하부 그릴은 앞쪽 타이어의 브레이크 냉각 덕트로 연결돼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뛰어난 브레이크 냉각 성능을 확보해준다.
실내는 차체크기에 비해 넓었다. 앞좌석은 운전자 중심적인 인테리어를 갖췄고, 뒷좌석은 넓은 시트공간을 보장한다. 오너드라이버(자가운전자)와 쇼퍼드리븐(운전기사를 두고 차주는 뒤좌석에 앉는 세단)의 매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으니 적당히 단단한 시트가 몸을 감싸줬다. 전동식으로 작동되는 시트와 스티어링휠을 몸에 맞게 맞췄다. 렉서스는 독일 프리미엄 차량들보다 국내 운전자의 몸에 맞는 시트포지션을 잘 갖추고 있다. 아마 일본인과 한국인의 체형이 비슷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센터페시아(조작부분)는 CT200h에서부터 적용된 인테리어를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가죽으로 덮힌 대시보드는 이 차량이 고급 세단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사이에는 8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센터콘솔부분은 기어봉과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을 조작하는 리모트 터키 컨트롤러가 위치하고 있고, 조작버튼이 쓸데없이 많지 않아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다.
업그레이드된 2세대 리모트 터치는 8인치 LCD창을 통해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마우스처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BMW의 i드라이브, 아우디의 MMI 등과 차별화를 둔 렉서스만의 조작 시스템인 리모트 터치는 운전자세를 유지하면서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했다.
GS450h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약점 중 하나였던 '트렁크 공간'을 하이브리드 팩의 구조를 변경해 넓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기존 모델보다 165리터 큰 465리터의 대용량 트렁크룸을 갖췄다. 트렁크에는 골프백 4개에 여행용가방 2개는 충분히 들어갈만한 크기다.
운전석으로 돌아와 차량에 시동을 걸었다. 스타트 버튼에는 'START' 대신 'POWER'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이 차가 하이브리드 차량인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부분이다. 파워 버튼을 누르니 시동이 걸리며 계기판에 차량에 대한 정보들이 나타났다. 그런데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차량 출발시 전기모터의 힘으로만 움직이고 가솔린 엔진의 개입이 없기 때문이다.
GS450h는 시속 60km까지 전기모터로만 움직인다. 덕분에 서울 시내를 주행할 때는 EV모드로 수시로 바꿔 주행할 수 있었다. 특히 정체가 심했던 '광화문~용산' 구간에서 전기모터의 도움으로 연료를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올림픽대로를 달릴 때는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가 동시에 구동돼 힘과 연료 효율성이 모두 실현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차량의 주행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주행모드를 스포츠S 모드로 바꿨다. GS450h는 △에코모드 △노말모드 △스포츠모드 △스포츠S모드가 있다. 이 중 스포츠S 모드는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이 고속 주행에 맞게 변경되고, 전자장치의 개입이 최소화된다.
스포츠S모드의 주행은 GS450h가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점을 잊게 만들었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CVT차량은 일반적으로 가속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GS450h는 이 두가지를 모두 갖고 있으면서도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였다. 직선 주로에서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보니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의 가속력이 느껴졌다.
GS450h는 일반 주행에서 편안한 승차감을 선보였다. 서스펜션이 심하게 단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포츠S 모드로 변경한 상태에서 곡선도로를 고속으로 달려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이는 더블 위시본 프론트 서스펜션과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의 조화 덕분이었다. 이 두 서스펜션은 각 부분을 고강성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GS450h는 그랜드 투어링 차량이다. 때문에 장거리 여행에서 운전자와 탑승자들이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해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차량은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약 600km의 장거리 코스에서도 피로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놀란 점은 GS450h의 높은 연료효율성이었다. 600km를 달리고 나서 확인한 결과 14.8km/l의 연비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는 공인연비보다 2km/l 이상 높았다. 고속도로 공인 연비도 13.7km/l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GS450h의 실제 진가는 보이는 것 이상이지 싶었다. 그러나 연비도 좋고 힘도 '빵빵한' 이 차를 사려면 8110만원이나 있어야 한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rje3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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