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올해 94조 순매도에도 비율 '사상 최고'…외부 변수 '변동성 경고음'

외국인 비율 39.48% 높은 수준 유지…환율 급등락 요인으로 작용
열흘간 44조 순매도…대규모 포지션 축소로 달러 수요 급증 가능성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외국인이 열흘째 코스피를 팔아치우며 이 기간 44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 지수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코스피 시가총액이 6000조 원까지 불어난 만큼 역대급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이제 '뉴노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 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44조 4260억 원으로, 연초부터는 94조 원에 달한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33조 6040억 원)과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24조 5650억 원) 연간 순매도 규모와 비교해도 월등히 크다.

일일 기준으로도 지난 연말까지는 2021년 2월26일 기록한 2조 8299억 원이 역대 최대치였지만, 2조 원대 순매도는 일상이 됐다. 이제 역대 최대치는 지난 2월27일 기록한 7조 530억 원으로 반기도 안 돼 절대적 규모가 확연히 늘어났다.

지난주만 해도 외국인 매도세를 개인이 받으며 지수 상승을 끌어냈지만, 이번 주에는 개인 매수세가 버텨주지 못하면서 지수가 일주일 새 최대 1000p 가까이 움직였다. 지난 15일 8000선을 찍고 전날에는 장중 7050선까지 밀려났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우려보다는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코스피 시총이 일년 사이 3559조 원에서 전날 기준 5900조 원으로 늘어난 만큼,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절대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상대적 수치인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이다.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날 기준 39.48%로 사상 최고치를 찍고, 연초(36.65%)와 비교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외국인 매도 규모는 커졌지만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진 셈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올해 90조 원대 순매도하고 있지만 지분율은 계속 높아진다는 점에서 오히려 한국주식 비중 확대를 용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비중확대 의지가 없었다면 연초 외인지분율 36%를 기준으로 가정했을 때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30조 원에 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외국인 비중이 늘어나며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리스크가 함께 커졌다는 점이다. 외부 충격에 따라 절대적 수급이 크게 움직여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매도세가 특히 강했던 지난 3월과 이번 달만 해도 코스피 펀더멘털은 우상향했지만, 이란 전쟁과 미국 장기물 금리 급등이란 외부 변수의 영향력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여기에 외국인통합계좌 확대와 24시간 주식시장 개장으로 외국인 접근성이 더 높아지면 변동성 리스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동반 상승할 리스크 또한 커졌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자금 회수 과정에서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매수하는 수요가 유입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게 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증시 성과가 좋아질수록 외국인 포지션은 더 커지고 외부 충격 발생 시 대규모 포지션 축소와 함께 달러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 역시 커진다"며 "결국 코스피 강세는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동시에 원화를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입에 더 민감한 통화로 만드는 역설적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wh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