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멈추니 외국인 '셀 코리아'…1500원대 환율 여전한 '불안'

외국인 역대급 순매도에 환율 1530원대 치솟아
'조단위' 매도 잦아들어…'바이 코리아' 추세적 전환 시작될까

코스피가 급등하며 5400선을 회복 마감한 1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장대비 426.24(8.44%) 상승한 5,478.70을 표시하고 있다. 2026.4.1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감이 커지며 원화 자산에 대한 '바이(BUY) 코리아'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연말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서학개미들의 '미국행'은 잦아들었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역대급으로 팔아치우며 1500원대 환율을 굳히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7억 달러로 나타났다. 1월(50억 달러)과 2월(39억 달러)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규모다.

미국 증시가 이 기간 조정을 받은 여파도 있지만 코스피로의 '유턴'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 코스피를 35조 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외국인 이탈 자금 대부분을 빨아들였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날(1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를 6260억 원 순매도했다.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조 단위 매도세가 급감하며 지수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4조 원에 달하는 기관 순매수에 힘입어 8.455% 상승한 5478.70p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의지를 드러내며 투심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시장은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추세적으로 잦아들지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36조 원 넘게 팔며 역대 최대 월간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쟁 여파와 터보퀀트 이슈 등 악재가 거듭되며 매도세가 가팔라졌다.

외국인 매도세는 곧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31일 달러·원 환율은 1530원대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팔아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환율 상승을 부추긴 것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환율 상승의 주범이었던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는 잦아들었는데도, 외국인의 역대급 순매도 규모가 이를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원화 약세 수준이 과도하다 보고 있다. 원화 약세를 이끈 한 축이었던 개인의 해외투자 수요가 잦아들고 있는 만큼,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으로 외국인의 추세적 순매수 전환이 이어진다면 환율 추가 상승 압력은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재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달러·원 환율의 흐름은 주식시장 수급과 매우 유사한 궤적을 그렸는데 주식시장 내 달러 수요 주체가 내국인에서 외국인으로 전환되는 상황이 관찰되고 있다"며 "작년 말 환율 상승을 주도했던 내국인 해외투자 수요는 현재 주춤하고 있어 외국인들의 순환적 매도 조정이 끝나면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시 2주 차에 접어든 RIA계좌를 통한 국내주식 유턴도 본격화하면 환율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물론 미국이 종전을 말하며 항공모함을 급파하는 등 불확실성도 여전해 한동안 1500원 안팎의 고환율 기조는 계속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결하지 못하고 종전을 선언할 경우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경우 전쟁이 끝나도 원화 자산의 상대적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만약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이 이란 사태에서 빠져나오는 반쪽짜리 출구전략이 이뤄져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한국을 포함한 비미국(Non-US) 경제에는 큰 악재"라며 "협상 시한도 중요하지만 반쪽짜리 출구 전략은 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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