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1조 순매도에도…증권가 "'셀(Sell)코리아' 시작은 아니다"

외인 전날 이어 1조 가까이 팔아…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 펀더멘탈 양호…패닉세일 지양해야"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66.27p 하락하며 출발해 장중 4000선이 붕괴됐다. 2025.1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전일 2조원 넘게 코스피를 팔아치운 외국인이 5일 장 초반에도 1조원 가까운 순매도로 코스피를 4000선 아래까지 끌어내렸다.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한국거래소는 '트럼프발 관세 충격'으로 급락한지 7개월 만에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실현에 가까워 보인다며, 본격적인 매도 전환 추세는 아니라고 전망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9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7.75p(-5.04%) 하락한 3913.99를 가리키고 있다.

4%대 급락으로 코스피가 4000 아래로 무너진 건 지난달 28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증시가 급락하며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46분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고 공시했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한 채 1분 이상 지속될 때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시장의 선물 및 현물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같은 시각 코스피를 9567억 원어치 순매도 중이다. 반면 기관과 개인이 각각 2161억 원, 7730억 원 사들이며 하방을 방어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3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특히 전일에는 코스피를 2조4982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를 2% 넘게 끌어내렸다. 지난 4월7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발 증시 급락 당시(2조1000억 원) 이후 최대치다. 2000년 이후 5번째 역대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 규모기도 하다.

다만 증권가에선 외국인이 코스피를 본격적으로 팔아치우는 국면이라기보다는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실현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급락은 간밤 미 증시에서 'AI 거품론'과 금리인하 신중론, 단기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부각되며 나스닥이 2% 급락한 여파가 큰 만큼 코스피 자체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294조원, 404조원으로 10월 초 대비 각각 3%, 15% 상향됐고, 12개월 선행 PER 밸류에이션 역시 전일 기준 11.3배로 10월말 12배까지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과열 정도도 이전보다 완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의 수급 향방은 코스피 이익 전망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시점"이라며 "아직 이익과 같은 펀더멘털, 국내 정부의 증시 정상화 정책 모멘텀 등은 훼손되지 않았기에 패닉셀링으로 대응하는 것은 지양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준·나정환·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차익실현 빌미를 찾고 있던 시장' 제하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는 단기 조정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 업황 개선을 주도로 2026년 코스피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292조원으로 2025년 215조 7000억 원 대비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펀더멘털 개선세가 동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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