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돈줄' 여전채 금리 2년10개월 만에 최고…연 4.5% 중반 돌파
14일 여전채 금리 4.567%…올해 초보다 1.23%p 올라
단기물 → 장기물 발행 확대…해외 차입 등 조달 방식 다변화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카드사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4.5%를 넘어서며 2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국내외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한 영향이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자 카드사들은 장기물 발행을 늘려 만기를 분산하는 한편, 해외 차입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Ⅱ(금융기관채·무보증·AA+·3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연 4.56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1월 18일(4.597%) 이후 최고치다. 올해 1월 초 3.337%와 비교하면 약 8개월 만에 1.23%p 올랐다.
금융채Ⅱ 3년물은 카드채를 비롯한 여전채의 대표적인 금리 지표다.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신규 발행은 물론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차환할 때도 이전보다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조달비용 상승분은 시차를 두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 금리에도 반영될 수 있다.
올해 초 3%대에 머물던 여전채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진 6월부터 4%대로 올라섰다.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한 데다 글로벌 국채 금리까지 뛰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장중 4.98%까지 치솟았고, 14일에는 5% 선에 도달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1.1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025%로 마감했다.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채권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3.4%,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보다 0.3% 올라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카드업계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 확대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출을 늘려야 하지만, 정작 대출 재원이 되는 자금의 조달비용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서다.
카드사들은 우선 채권 만기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 금리 불확실성이 컸던 올해 상반기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단기물 발행을 일시적으로 늘렸지만, 최근에는 중·장기물 비중을 확대해 만기를 분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단기물은 발행 당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만기가 빨리 돌아오는 만큼 차환 위험이 크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만기 도래 때마다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다시 조달해야 할 수 있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규모는 약 7조43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대내외 여건 변화로 자금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조달 비중을 일시적으로 확대했다”며 “최근에는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물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영과 만기 분산을 원칙으로 조달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달처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사들은 여전히 전체 자금의 60~70%를 여전채에 의존하고 있지만, 해외 신디케이트론과 외화채권, ABS 등 대체 조달 수단을 확대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만기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해외 조달을 포함한 자금 조달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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