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이어 '급전 창구'까지…보험사도 전방위 '가계대출 조이기'
삼성생명·삼성화재·한화생명 주담대 중단…신용대출 한도 낮
은행권 규제 풍선효과 차단…금융당국, 보험계약대출 한도 관리도 주문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은행권에 이어 보험사들도 가계대출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문턱을 높인 데 이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았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하면서 가계부채 관리가 보험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다음 달 말까지 비대면 채널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한다. 해당 기간에는 대면 채널을 통해서만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삼성화재도 이달 말까지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기존에는 일부 지점에서만 접수를 제한했지만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면과 비대면 채널 모두 접수를 막았다. 삼성화재는 대출 한도 소진에 따른 일시적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재개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한화생명 역시 지난달 24일부터 모든 채널에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고, NH농협생명도 지난 4월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신용대출 관리도 강화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달 1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6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낮췄고, 동양생명은 대출 원금의 20% 이상을 상환해야 만기 연장이 가능하도록 조건을 강화했다.
보험업계가 잇달아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보험사로 대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특히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을 소집해 보험계약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상당수 보험사는 해약환급금 대비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기존 95% 수준에서 85% 안팎으로 낮추는 등 관리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보험계약대출 한도율이 80% 이상인 계약에 대해 대출 가능 한도를 일괄 10% 축소하기로 했다. 또 이달 초부터는 'Super보험'과 '퍼스트클래스 저해지환급형' 상품의 보험계약대출 취급도 중단했다.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가 보험을 해지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제도로, 별도의 신용심사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급전 창구'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보험계약대출까지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증시 활황에 따른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실제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약 9000억 원 증가하며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에 올랐다. 다만 지난달 들어 증가세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험계약대출을 일반 대출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계약대출은 금융회사가 새롭게 신용을 공급하는 일반 대출과 달리 계약자가 이미 납입한 보험료를 바탕으로 쌓인 해약환급금을 활용하는 제도다. 계약 체결 당시부터 약관에 따라 보장된 권리 성격이 강한 만큼 일반 가계대출과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보험계약대출은 생활자금과 의료비, 교육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투자 목적의 대출과 구분하기 어렵다. 이용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계약자가 보험을 중도 해지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가 이미 적립한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이용하는 권리 성격의 상품"이라며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일반 신용대출과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제도의 특수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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