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카드포인트, 지역화폐로 바꾼다…금융당국 실행방안 검토
금융당국, 李 지시에 실행 방안 검토…업계 "지역 상생 기대"
지역, 업종 확대엔 고려 요인 많아…"체계, 운영 플랫폼 상이"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카드 포인트와 멤버십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일부 카드사는 이미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인 만큼 제도화가 이뤄질 경우 적용 범위가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카드 결제나 쇼핑, 멤버십 가입 등을 통해 적립되는 포인트 가운데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 많다"며 "수십조원 규모의 각종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당국도 제도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준비가 되는 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업계에서는 이미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NH농협카드는 2023년부터, KB국민카드는 올해 6월부터 지역화폐 운영 플랫폼 코나아이와 제휴해 소비자가 카드 포인트를 1포인트당 1원의 지역화폐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환된 포인트는 기존 지역화폐보다 우선 사용된다.
NH농협카드의 지역화폐 전환 실적은 지난해 기준 누적 5억 포인트를 기록했고 이용 회원은 약 4만명이다. 제휴 지방자치단체도 현재 24곳에서 연말까지 34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는 카드사 대부분이 이미 다양한 포인트 전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기술적으로는 도입이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포인트를 다른 포인트나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다"며 "지역화폐 운영사와 연계하면 기술적으로는 언제든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나는 미사용 포인트가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사용 카드 포인트는 2021년 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9060억원으로 증가했다. 카드 포인트는 적립 후 5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한다.
전업 카드사 8곳의 최근 5년간(2021~2025년) 포인트 소멸액도 5018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1000억원가량의 포인트가 사용되지 못한 채 사라진 셈이다.
여기에 항공사 마일리지와 유통·통신사 멤버십 포인트까지 포함하면 활용되지 않는 포인트 규모는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다만 정책이 카드사를 넘어 항공·유통·통신업계까지 확대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업종마다 포인트 적립과 사용 방식이 다르고 관련 규정과 관할 부처도 제각각이다. 지역화폐 역시 지방자치단체별로 서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 전국 단위 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카드사와 지역화폐 운영사가 개별 계약을 맺는 방식이지만 향후 정부가 통합 플랫폼이나 컨트롤타워를 구축할지에 따라 사업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카드를 넘어 다른 산업으로 확대하려면 상당한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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