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침수 사고 95% '장마철' 집중…보험사 손해율 악화 '비상'

지난해 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92%…연평균 웃돌아 '적자 심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인천 서구의 도로가 침수돼 있다. (독자제공.재판매 및 DB금지)2025.8.13 ⓒ 뉴스1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차량 침수사고의 95% 이상이 장마철인 7~10월에 집중되고 있지만, 올해도 침수 예방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로 차량 침수 피해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차량 침수사고는 총 3만 5011건으로, 그중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이 자주 발생하는 7~10월에만 3만 3490건이 발생해 전체 침수사고의 95.7%가 집중됐다.

지난해 차량 침수사고는 77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중 수도권 집중호우가 발생했던 2022년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사고 건수다. 지난해에도 침수사고의 97.5%는 7~10월 사이 집중됐다.

차량 침수피해가 7~10월에 집중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이 시기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연말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9%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1%, 9월은 93.3%로 연평균 손해율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5월까지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4.1%로 지난해 말 평균 손해율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고 보상금을 보험료로 나눈 지표로, 통상 80%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작년 초부터 1년 넘게 적자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수년간 이어져온 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인상 등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침수 피해 역시 자동차보험 적자의 큰 원인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올해 장마는 늦어지고 있지만 기상청은 다음 달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7월에 장마가 시작된 사례는 중부지방 6차례, 남부지방 5차례에 불과하다. 역대 가장 늦은 장마는 1982년 7월 10일이었으며, 2021년에는 제주에서 39년 만에 7월 첫 장맛비가 관측되기도 했다.

최근 차량 침수 피해가 커지고 있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예측이 어려운 게릴라성 집중호우 등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해도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역별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장마철 게릴라성 집중호우에 대한 침수예방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7~9월에 2908대의 침수 차량이 접수됐으며, 약 217억 30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583대로 가장 많았고 경기 540대, 광주 480대, 전북 333대, 인천 271대 순이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지난해 침수 피해가 컸던 5개 지방자치단체의 차량 침수 지역을 점검한 결과, 10개 현장 가운데 2곳에서만 시설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당진 전통시장 인근은 빗물펌프장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군산 문화동 일대는 연속형 빗물받이와 표시봉, 수위계, 침수감시 CCTV 등이 설치됐다.

하지만 나머지 8개 지점에서는 눈에 띄는 시설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빗물받이가 퇴적물에 막혀 있거나 덮개로 가려져 있었으며 주변에 쓰레기가 방치되는 등 유지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침수 취약 저지대의 경우 연속형 빗물받이와 역류방지장치, 빗물받이 이물질 유입 차단시설 등을 확대 설치해 침수 재발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지난 2024년 6월부터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긴급대피 알림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침수위험지역에 주차된 차량의 차주에게 보험사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 현장 순찰자가 직접 문자메시지(SMS)를 발송해 차량 이동을 안내한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