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보험료' 앞세운 5세대 실손 출시…초기 1·2세대 가입자 전환 '관건'

"4000만 기존 가입자 전환율 따라 5세대 실손 성패 갈릴 것"

도수치료·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지료로 지급된 실손보험이 늘어가고 있다. 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은 4조9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급여 진료비 비율이 높은 과는 정형외과와 가정의학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2024.1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정부는 기존 실손보험보다 보험료를 최대 50% 낮춘 5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업계는 5세대 실손보험의 성패가 초기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전환율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6일부터 기존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30~50% 저렴한 5세대 실손보험이 16개 보험사의 설계사, 콜센터 또는 보험다모아 등을 통해 판매된다고 5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24년 4월부터 실손보험과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무분별한 의료 이용 억제를 목표로 개혁을 추진해 왔다. 실손보험 개혁의 핵심은 5세대 실손보험 출시이며, 비급여 개혁의 핵심은 관리급여 도입이다.

2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의료비를 중증(특약1)과 비중증(특약2)으로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중증 비급여(특약1)는 필수 치료 성격을 고려해 기존 보장을 유지하고, 상급종합·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 상한을 신설해 500만 원 초과분을 실손보험에서 보장한다.

반면 비중증 비급여(특약2)는 △보장한도를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축소하고 △자기부담률을 30%에서 50%로 상향했다. 미등재 신의료기술과 근골격계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 과잉 우려가 큰 항목은 보장에서 제외해 비용 전가를 차단했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40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2013년 이전 1·2세대 가입 비중은 약 47.5%(2024년 말 기준)다. 결국 5세대 실손보험의 성패는 기존 가입자의 전환율이 좌우할 전망이다.

4세대 가입자는 오는 7월부터 전환이 시작된다. 4세대 실손보험은 2021년 7월 출시됐으며 만기가 5년이기 때문이다. 2·3세대는 만기 15년 구조로, 2013년 4월 가입자는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전환된다. 늦어도 2036년 이후에는 2·3세대 가입자 대부분이 5세대로 이동할 전망이다.

관건은 2013년 3월 이전 1·2세대 가입자다. 이들은 만기 100세 구조에 자기부담금도 없거나 10% 수준에 불과하다. 보험료는 높지만 보장 조건이 유리해 전환 유인이 제한적이다. 업계는 이들의 이동 여부가 시장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계약전환 할인 제도’를 통해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5세대로 갈아탈 경우 3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 준다. 여기에 ‘선택형 할인 특약’도 도입해 보험료 부담을 낮추고 비급여 남용 억제도 병행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인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료 50% 할인은 과거 4세대 도입 당시에도 시행됐지만 전환율이 낮았고, 선택형 할인 특약 역시 1회 가입 제한으로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한 대형 GA 관계자는 "초기 1·2세대 가입자는 납입 보험료를 고려해 기존 계약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보험료가 비싸더라도 보장 혜택을 고려해 의료 이용을 적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선택형 할인 특약과 계약전환 할인 제도를 차질 없이 시행해 개혁 효과를 확산시키고, 과잉 의료와 보험료 부담 등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