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예별손보 인수전 완주할까…매각 추진 보험사 '촉각'
예보, 재공고 입찰 검토…롯데손보·KDB생명 셈법 복잡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예별손해보험 인수전에 단독으로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한국금융지주의 완주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별손보 본입찰이 유찰되면서 재공고와 수의계약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 등에 대한 실사를 마친 만큼 보험사 매각 시장 전반의 판도를 흔들지 주목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6일 예별손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한국금융지주만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이번 입찰은 예비인수자로 선정된 하나금융, 한국금융지주, JC플라워 등 3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예보는 잠재 매수자의 인수 의사를 추가로 확인한 뒤 재공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재공고에도 응찰이 없을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특정 인수자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 국가계약법상 본입찰에는 최소 2곳 이상이 참여해야 하며, 유찰 시 최대 두 차례 재공고 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 이후에도 응찰이 없으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매각이 최종 무산될 경우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로 보험계약 이전이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예보는 "계약자 보호, 기금손실 최소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소비용 원칙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 공정하고 투명하게 부실 금융기관을 최적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한국금융지주가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만큼 예보가 재공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재공고 입찰에도 응찰자가 없을 경우 한국금융지주와의 수의계약도 추진될 수 있다.
실제 예보는 지난 2024년 12월 MG손해보험(현 예별손보) 매각 과정에서 두 차례 재공고가 유찰된 이후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수의계약을 추진한 바 있다. 다만 당시 메리츠화재는 MG손보 노조의 반대에 막혀 실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인수를 포기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생명·손해보험사를 포함한 다양한 매물을 검토 중이며, 가급적 연내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험사 인수 시 증권, 저축은행, 캐피탈 등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이번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한국금융지주의 인수 의지가 향후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금융지주는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마친 상태로, 각 매물의 매각가와 재무 건전성 등을 비교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예별손보는 공적자금 지원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영업 재개를 위한 시스템과 영업조직·채널 재구축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예별손보 정상화를 위해 예보가 7000억~8000억 원 수준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인수자는 추가로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별손보는 MG손보가 2022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예보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MG손보는 이전 당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본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2020년 이후 5년간 누적 순손실은 약 50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산업은행도 KDB생명 매각을 위해 증자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KDB생명의 일곱 번째 매각 도전을 재가했으며, 이에 앞서 총리실도 매각 절차를 승인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지분 99.66%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유재산 매각 시 총리실과 소관 부처의 사전 재가가 필요하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자본건전성을 개선한 뒤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30일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올해도 3000억~5000억 원 수준의 추가 증자를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KDB생명 자본은 4093억 원으로 늘었고, 킥스(K-ICS) 비율도 경과조치 전 70.9%에서 경과조치 후 205.7%로 크게 개선됐다.
롯데손해보험도 삼정KPMG를 새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준비에 착수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매물 보험사 가운데 롯데손보가 가장 양호하다는 평가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5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9% 증가했으며, 킥스비율은 159.3%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상회했다.
다만 롯데손보는 금융당국과의 갈등 해소와 매각가를 시장 눈높이에 맞추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JKL파트너스는 사내이사 교체와 함께 금융당국이 지적한 비계량 평가 문제를 개선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매각가 역시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시장 눈높이에 맞추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 의사가 가장 강했던 한국금융지주가 예별손보 본입찰에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매물 보험사 간 셈법도 복잡해졌다"며 "한국금융지주 역시 공적자금 투입 규모 등 매각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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