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보험 자본규제 풀어 24조 푼다…벤처·인프라 투자 '물꼬'

금융당국,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 개최
생산적 금융, 투자 규제 손질…"위험계수 낮추고,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 세미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4.16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금융당국이 보험사 자본규제를 손질해 최대 24조 원 규모의 추가 자금 공급을 유도한다. 주식·벤처·인프라 투자 관련 위험계수를 낮춰 보험사의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이를 '생산적 금융'으로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국은 보험업권 자본규제를 글로벌 규범에 맞춰 실질적인 위험 수준에 비례해 요구자본이 산출될 수 있도록 위험계수를 합리화할 방침이다. 보험사의 투자 여력을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산출체계 정비도 병행한다.

주식 위험계수 49%→20%…국민성장펀드 투자 유도

우선 주식·지분 투자 관련 위험계수를 낮춘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프로그램 투자 시 위험계수를 기존 49%(비상장주식 등)에서 20% 이하로 경감한다. 이를 위해 재정의 우선손실충당 등 실제 위험경감 효과에 비례해 위험계수를 조정하는 ‘정책프로그램 특례’를 신설하고, ‘장기보유 특례(위험계수 20%)’ 적용 대상을 비상장주식과 펀드로 확대한다. 정책프로그램에 10년 이상 투자계획을 수립할 경우 해당 특례 적용도 허용한다.

예를 들어 정책펀드(재정 후순위 20%)를 통해 첨단산업 비상장기업에 장기 투자할 경우 기존 비상장주식 위험계수 49%는 특례 중복 적용 시 약 16% 수준까지 낮아진다.

적격 벤처투자에 대한 위험계수도 기존 49%에서 상장주식 수준인 35%로 낮춘다. 벤처기업 주식이나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벤처펀드를 통해 투자한 경우에는 편입자산 분해 없이 펀드 투자액 전체에 35% 위험계수가 적용된다.

또 인프라 투자 관련 특례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도로, 항만 등 전통적 인프라에만 적용되던 ‘적격 인프라’ 범위를 신재생에너지, AI 기반시설 등 비전통적 인프라까지 확대하고, 이에 대해 위험계수 20% 특례를 적용한다.

대출 및 채권 관련 신용위험액도 줄인다. 현행 제도에서는 자산과 부채의 현금흐름이 고정돼 100% 매칭될 것을 요구하는 등 요건이 엄격해 실제 활용 사례가 없었다. 이에 변동금리 자산에 대해서도 일정 미스매칭률(예: 10% 이내) 범위 내에서 매칭조정을 허용한다. 이를 통해 보험부채 할인율이 상승하고 부채가 감소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정부가 일부 보증하는 인프라 대출의 경우 해당 보증분을 무위험(위험계수 0)으로 분류한다. 현재는 정부가 전액 보증하는 경우에만 무위험으로 분류하도록 돼 있으나, 앞으로는 일부 보증에 대해서도 해당 보증분의 위험경감 효과를 반영할 예정이다.

펀드·주담대 리스크 산정 현실화…상반기 제도화 추진

펀드 투자에 대한 위험 측정 방식도 합리화한다. 기존에는 약관상 최대 레버리지 비율을 일률적으로 반영하는 등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위험액을 산정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차입 목적이 유동성 관리이고 차입 기간이 1년 이내로 명시된 경우 레버리지펀드에서 제외하는 등 위험액 측정 방식을 개선한다.

블라인드펀드의 경우 출자 시점이 미정이고 잔여 투자기간이 명시되지 않는 경우 잔여 약정금액 전액에 대해 위험계수를 적용해 위험액이 과도하게 산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미집행 출자약정에 대해서는 약정금액 대비 실제 발생할 출자금액에 대한 추정 비율인 신용환산율(CCF)을 적용해 산출한 출자 예정 금액을 기준으로 위험액을 산정한다.

주택담보대출 위험계수는 LTV 60~80% 구간에 대해 기존 3.5%에서 4.0%로 상향 조정해 은행권과의 규제 형평성을 제고한다. 아울러 요구자본 산출과 관련해 보험사 내부모형 도입을 추진하고, 유동성 프리미엄 산출 기준도 개선한다. 기존에는 대출채권 등 금리부자산만 반영됐으나, 수익증권 중 금리부자산에 대해서도 반영해 보험부채 할인율을 보다 현실화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보험업권에서 최대 24조20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감독규정 및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제도화할 계획이다. 매칭조정 제도 개선 등 추가 보완 과제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3분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보험업권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한 추가 과제도 상시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IFRS17 도입와 안착을 위해 건전성 관리에 먼저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밑바탕이 된 건전성을 기초로 생산적 금융의 선순환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보다는 규제 합리화"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 자산운용 수익률이 2024년 기준으로 3% 초반대 수준이고 해외사례를 보면 6% 정도"라며 "규제 합리화를 통해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여 생산적 금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