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도 도수치료로'…실손보험금 40억 편취한 병원장 적발

금감원, '2025년 보험사기 적발현황 및 향후 대응방안' 발표
작년 보험사기 적발금액 1조1571억원 전년 동기 대비 69억원 증가

31일 금융감독원은 '2025년 보험사기 적발현황 및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2024.1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병원장 A 씨는 실손보험금을 편취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설립하고, 자금팀·알선상담팀·보험팀·처방팀으로 구성된 조직적 범죄단체를 운영했다. 알선상담팀은 '미용 시술을 통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환자를 모집하고, 보험팀은 미용 시술을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 적용 항목으로 조작해 허위 진료기록부를 발급하는 등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환자들은 실제로는 모발이식·필러·리쥬란 등 고가의 미용시술을 받았음에도 도수치료 등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편취했다. 이를 통해 병원장 1명, 브로커 10명, 손해사정인 3명과 환자 1105명이 조직적으로 약 40억 원을 편취했다.

31일 금융감독원은 '2025년 보험사기 적발현황 및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1조 15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억 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적발 인원은 10만 5743명으로 3245명 감소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증가하는 반면 인원은 감소해 개별 사기 건당 금액이 커지는 '보험사기 고액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자동차보험이 4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장기보험이 39.8%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보장성보험의 적발금액은 소폭 증가했다.사기 유형으로는 진단서 위·변조 등을 통해 보험금을 과장 청구하는 사고내용 조작 유형이 54.9%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허위사고 20.2%, 고의사고 15.1%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내용 조작 유형 중 병원에서 자동차보험을 악용해 치료비를 과다 청구하는 보험사기가 크게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2.1%로 가장 많았고, 60대 19.9%, 40대 19.1%, 30대 18.1%, 20대 12.0% 순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의 보험사기는 증가하는 반면, 20대 보험사기는 자동차보험 관련 사기 감소 등의 영향으로 크게 줄었다.

직업별 적발 비중은 회사원이 23%로 가장 높았고, 무직·일용직 12.1%, 주부 9.2%, 학생 4.7%, 운수업 종사자 4.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직·일용직, 학생 및 보험업 종사자는 증가한 반면 나머지 직업군은 감소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 적발 실적 분석 결과를 토대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병원 및 보험업 종사자 연관 조직형 보험사기와 최근 적발된 신종 보험사기에 대해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의료 및 보험 지식이 부족한 선량한 소비자가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예방·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등 적발과 사전 예방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금감원은 최근 증가하는 병원 주도의 실손보험 및 자동차보험 관련 보험사기를 적시에 적발할 수 있도록 경찰청·보건복지부·건보공단·심평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보험사기 특별신고기간 중 접수된 주요 병원 내부자 제보 등을 토대로 기획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보험설계사 등 보험업 종사자에 대한 준법 교육 등 보험사 자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보험사기 연루 보험설계사가 시장에서 즉시 퇴출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여기에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진단서, 진료비 영수증 등의 위·변조 보험사기를 적발하고, 주요 적발 사례 홍보를 통해 '보험사기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메시지를 확산하는 등 사전 예방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는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진행되므로 적발을 위해 내부자 제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금전적 이익 제공이나 무료 진료 등의 제안을 받았다면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해 적극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실손보험 보상 대상이 아닌 비만치료나 미용시술을 실손보험으로 처리해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병원 측의 제안을 '남들도 다 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험사기 공범이 될 수 있고, 보험금 반환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