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1위' 미래에셋생명…'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 전략 본격화

PCA생명 인수·합병과 제판분리로 변액보험 강자 입지 다져
보험과 투자 융합한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 모델로 도약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13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법인세, 교육세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세전 이익은 1987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사진제공=미래에셋생명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미래에셋생명이 보험과 투자를 융합한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6년 PCA생명 인수·합병과 2021년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의 분리)를 통해 국내 보험업계 변액보험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호주 포시즌스 호텔 개발 성공 사례를 계기로 '한국판 버크셔 해서웨이' 모델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13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지만 법인세, 교육세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세전 이익은 1987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의 보험이익은 7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투자이익은 1175억 원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수입보험료는 4조 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수입보험료 증가는 변액보험이 견인했다. 일반보험 수입보험료는 1조 5074억 원으로 4% 증가했고,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2조 4970억 원으로 32.8% 늘었다.

특히 저축성 변액보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저축성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2조 12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급증했다. 변액저축보험은 1조 2176억 원으로 50.7% 증가했고, 변액연금 수입보험료는 9103억 원으로 29.4% 늘었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난 10년 '인수·합병'과 '제판분리'로 변액보험 1위 입지 다져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업계 변액보험 1위사다. 2016년 PCA생명을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키웠고, 이를 기반으로 변액보험 강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변동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증시 활황 등의 영향으로 변액보험 판매가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의 기반에는 'MVP 펀드' 시리즈가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 역량을 활용한 해당 펀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지난해 말 글로벌 MVP 펀드 순자산은 3조 9000억 원으로 집계됐고, MVP60 펀드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 115%를 기록했다. 같은 시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적립금은 13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변액보험 수수료 수입은 518억 원으로 0.5% 늘었다.

PCA생명 인수·합병 5년 뒤인 2021년 3월, 미래에셋생명은 국내 보험사 최초로 전속 설계사를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켜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2014년 설립된 자회사형 GA다.

제판분리 이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설계사 수는 370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고, 지점 수는 63개로 3개 늘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설계사 수는 올해 400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보험·투자로 융합한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로 도약

지난 10년간 인수·합병과 제판분리를 통해 변액보험 1위 입지를 다진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보험과 투자를 결합한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견고한 자본 건전성을 바탕으로 자산운용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자기자본투자(PI)를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추진해 온 시드니 포시즌스 호텔 개발사업이 1조 5000억~2조 원 규모의 개발 차익을 올릴 것으로 관측다. 해당 사업은 레지던스와 호텔로 개발 중이며, 막바지 준비를 거쳐 이르면 연내 분양이 시작될 예정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호주 포시즌스 호텔 개발사업을 스페이스X 투자 성공 사례처럼 주목하며 이번 개발 차익이 미래에셋생명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돼 버크셔 해서웨이처럼 보험업과 자기자본 투자사업을 병행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지론을 펼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해당 호텔 인수에 투입한 자금은 약 3800억 원이다. 인수 자금의 절반 이상은 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계열사 3곳의 에쿼티로 조달됐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은 약 1000억 원을 출자해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 탄생 위해선 보험사 자산운용 규제 완화 필요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생명과 같은 '한국형 버크셔 해서웨이' 모델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법령상 보험사는 자산운용 시 안정성, 유동성, 수익성, 공익성 확보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자산운용 비율 한도도 설정돼 있다.

자산운용 비율 규제는 △고위험 자산 투자 억제 △특정 자산 편중 방지 △대주주 사익 추구 방지 등을 목적으로 한다.

다만 국내 보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사업모형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자산운용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K-ICS 도입으로 이미 위험자산에 대한 요구자본이 증가하고 지급여력비율에 반영되고 있는 만큼, 자산운용 비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킥스 비율의 위험평가 정교화, 내부통제, 공시 및 감독 체계 등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을 전제로 자산운용 규제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 집중 위험에 대해서도 거시건전성 관점에서 모니터링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