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소액암 보험 분쟁에 '종지부'…"보험사 불완전 판매" 판단

2006년 이후 계약된 암보험 대상…설명의무 미이행으로 '소멸시효 미적용'

암환자와 가족들로 구성된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 회원들이 2018년 금융감독원 앞에서 보험사의 암입원보험금 부지급 횡포 방임 금감원 규탄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소송전으로까지 비화된 소액암 전이암 보험금 지급 갈등이 장기간 이어져온 가운데, 금융당국이 소액암에서 전이된 일반암에 대해 보험사가 일반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를 설명의무미이행에 따른 불완전판매로 판단하면서 보험업계가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급 지급 대상 계약은 지난 2006년 이후 암보험으로 소멸시효는 적용되지 않으며 보험사들은 관련 계약 규모를 파악하며 대응 중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영업·보상 임원회의를 소집해 고객에게 제공한 상품설명서에 원발암 관련 설명이 없는 경우 소액암에서 전이돼 발생한 일반암에 대해 일반암 보험금과 지연이자를 추가 지급하라고 보험사에 요구했다.

금감원은 원발암 보험금 분쟁과 관련해 상품설명서에 설명이 없는 경우를 보험사의 설명의무 미이행으로 판단하고, 과거 지급된 이차성 암 보험금 중 일반암임에도 소액암 보험금이 지급된 계약에 대해 일반암 보험금과 지연이자까지 추가 지급하라고 했다.

금감원이 이번에 지적한 설명의무 미이행은 보험사의 불완전판매에 해당하는 만큼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의 징계 및 과징금 부과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는 2006년 이후 판매된 암보험 중 소액암에서 전이돼 이차성 암 보험금이 지급된 계약 규모 파악에 나섰다.

지난 2006년 이후 판매된 암보험은 갑상선암, 기타 피부암, 경계성 종양, 제자리암 등을 소액암으로 분류해 보험금을 가입금액의 10~20% 이내로 제한해 왔다. 예를 들어 일반암 진단비가 5000만 원 수준이라면 소액암 진단비는 500만~1000만 원 수준이다.

문제는 소액암이 일반암으로 전이된 경우다. 그동안 전이된 이차성 일반암에 대해 소액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 일반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를 두고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에 민원과 분쟁이 이어졌다.

금감원은 2011년 전이암 종류와 관계없이 원발부위(최초 발생 부위)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결정하는 내용을 약관에 반영하도록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금감원의 행정지도에 따라 보험사는 암보험 약관에 '이차성 암(C77-C80)의 경우 원발부위를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원발암 기준 분류 문구를 추가했다. 원발암으로부터 전이한 이차성 암은 원발부위 암으로 분류하도록 정의한 것이다.

이를 통해 약관상 소액암에서 전이된 이차성 암에 대한 분류는 가능해졌지만, 가입 과정에서 상품설명서에 원발암 관련 설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소액암 전이와 관련된 일반암 보험금 분쟁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 금감원의 조치는 지난해 대법원 판결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보험금 지급 시 암의 원발부위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분류 약관에 대해 가입자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8년 12월 한 보험가입자는 갑상선암과 림프절 전이암 등을 최종 진단받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에 보험사는 원발부위 분류 특약을 근거로 소액암 보험금 440만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보험가입자는 림프절 전이암은 갑상선암과 별개의 일반암이며,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발부위 분류 특약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보험금 2200만 원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에서 보험가입자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에서는 이를 뒤집고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대법원은 지난해 3월 원발부위 특약을 가입자에게 설명하지 않은 것은 약관법상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갑상선암과 동시에 또는 갑상선을 원발부위로 하는 이차성 일반암이 진단될 경우 일반암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원발암 보험금 관련 소비자 민원과 분쟁이 이어진 만큼 금감원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이 원발암 보험금과 관련해 설명의무 미이행으로 보고 불완전판매로 판단한 점은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