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경영개선요구 격상…소비자들 "롯데도 MG처럼 될라" 불안

롯데손보, 적기시정조치 이행 기간에도 '정상 영업'
경영정상화 나선 롯데손보…행정소송 취소, 사외이사 교체 등 자세 낮춰

롯데손해보험 사옥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금융위원회가 롯데손해보험에 대해 경영개선권고보다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2개월 내 자본적정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개선계획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적기시정조치 이행 기간에도 롯데손보는 정상 영업을 한다. 하지만 롯데손보의 적기시정조치 격상에 이미 'MG손보 사태'를 겪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MG손보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당국이 롯데손보에 대해 추가로 적기시정조치 수위를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롯데손보와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도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했던 행정소송을 취소하고, 사외이사를 교체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정례회의에서 롯데손해보험에 대해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의결했다.

이번 금융위의 경영개선요구는 지난해 11월 5일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롯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불승인됨에 따른 조치다. 금융위는 롯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의 구체성, 실현 가능성, 근거 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를 불승인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롯데손보는 향후 2개월 내 자산 처분, 비용 감축, 조직 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 매각 계획 수립 등 자본적정성(계량·비계량 항목 종합)을 높이기 위한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또 금융위가 해당 계획을 승인할 경우 롯데손보는 향후 1년 6개월간 개선 작업을 이행하게 된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당국이 부실 금융회사에 재무 건전성 개선을 요구하는 제도다.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 단계로 구분된다.

이번에 롯데손보에 부과된 경영개선요구 단계에서는 주주배당 제한 또는 금지, 점포 폐쇄·통합 또는 신설 제한, 임원 교체 요구, 일부 보험종목 영업 제한, 조직 축소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이후 경영개선명령 단계로 격상되면 주식 일부 소각 및 병합, 임원 직무집행 정지 및 보험관리인 선임, 보험사업 전부 또는 일부 정지, 계약 이전, 합병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MG손보 사태'는 아직도 진행중…금융위도 롯데손보 추가 조치는 '부담'

금융권에서는 당국도 롯데손보에 대한 추가적인 적기시정조치 상향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8년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MG손해보험(현 예별손해보험)도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MG손보는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이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예금보험공사 주도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현재 MG손보는 파산해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MG손보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예별손보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로의 계약 이전을 추진하는 한편 매각 절차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JC플라워 등이 인수 검토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30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부터 예별손보 체제까지 이어진 'MG손보 사태'로 보험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롯데손보도 MG손보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롯데손보의 현재 경영 상황은 당시 MG손보와 차이가 크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순이익은 5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9% 증가했고,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159.3%로 당국 권고치를 크게 웃돌았다.

금융위는 "롯데손보에 대한 경영개선요구는 자본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사전 예방적 성격의 조치"라며 "경영개선계획을 충실히 수립하고 이행해 적기시정조치 사유를 해소하면 경영개선요구 조치도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어 "조치 이행기간 중 롯데손보는 정상 영업을 하며 보험금 지급과 퇴직연금 운영 등 보험서비스는 차질 없이 제공되므로 계약자는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손보, 소송 취소, 사외이사 교체 등 경영 정상화에 적극 나서

롯데손보도 경영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롯데손보는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했던 행정소송을 취소했다. 지난해 롯데손보는 금융위의 경영개선권고 의결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또 기획재정부 출신의 최원진 JKL파트너스 부대표가 최근 롯데손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 부대표는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 인수를 이끈 인물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융당국과 롯데손보 사이의 마찰에 최 부대표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최 부대표의 퇴사로 금융당국과 롯데손보의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손보는 다음 달 주주총회를 열고 JKL파트너스 창업자인 강민균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지적한 비계량 평가 문제도 1분기 내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 작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JKL파트너스는 그동안 유지했던 "일정 가격 이하면 매각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버리고 매각가 가이드라인도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롯데손보 매각가가 1조 원 안팎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24년부터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2조 원 수준의 높은 매각가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경영 정상화와 적기시정조치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MG손보 사태가 수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롯데손보까지 적기시정조치를 상향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