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빠진 JKL파트너스…롯데손보, 증자와 매각 사이 '딜레마'
롯데손보, 권고치까지 약 10년간 1.2조원 수준 자본확충 필요
매각 원하는 JKL파트너스…추가 증자는 투자금 회수에 '부담'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금융위원회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롯데손해보험의 경영개선계획서를 불승인하면서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롯데손보에 자본적정성 부문의 비계량평가 4등급을 부여하며 적기시정조치를 내린 바 있다. 금융당국은 JKL파트너스에 기본자본 권고치에 충족할 수 있는 유상증자를 요구하고 있다.
롯데손보가 기본자본 50%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약 10년간 JKL파트너스가 약 1조 2000억 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JKL파트너스 입장에서 추가 유증은 투자금 회수를 고려할 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롯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구체성, 실현 가능성 및 근거 등이 부족하다며 불승인했다.
금융위가 롯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하면서 보험업 관련 법령에 따라 처분 사전통지 절차를 거쳐 롯데손보의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권고에서 경영개선요구 단계로 격상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제19차 정례회의를 열어 롯데손보에 대한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의결했다. 해당 조치는 2024년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에 대한 금융당국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따른 것이다. 롯데손보는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 등급으로 3등급(보통)을 받았지만, 자본 적정성에서 4등급(취약)을 받았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당국이 부실 금융사에 증자나 채권 처분 같은 재무개선 조치를 이행토록 강제하는 것이다. 적기시정조치에는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의 단계가 있다.
경영개선권고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유도하는 조치로, 보험사 자본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예방적 성격을 가진다.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보험사는 경영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면 경영개선권고 조치가 종료되지만, 경영개선계획을 불이행하거나 애초부터 승인받지 못하면 경영개선 '요구', '명령' 순으로 격상된다.
롯데손보의 경우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승인받지 못했기 때문에 경영개선요구 단계로 적기시정조치가 격상된다.
경영개선요구 단계에서는 △주주배당의 제한 또는 금지 △점포의 폐쇄·통합 또는 신설제한 △임원진 교체 요구 △일부 보험종목의 영업제한 △조직의 축소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또 경영개선요구에서 격상되는 경영개선명령 단계에서는 △주식의 일부소각 및 병합 △임원의 직무집행정지·보험관리인의 선임 △보험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 정지 △계약의 이전 △합병 △업무와 재산의 관리 위탁 등의 조치를 받는다.
금융당국은 롯데손보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구체적인 유상증자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당국의 입장에서는 롯데손보가 장기적인 지속성이 있는 기본자본 위주로 자본 확충이 되길 희망한다"며 "금융업을 영위하는회사로서 필요한 자본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자본은 순자산(이익잉여금·기타포괄손익누계·조정준비금 등)에서 불인정 금액과 손실 흡수 불가능한 자본을 뺀 금액이다. 불인정 금액은 지급이 예정된 주주 배당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자본증권,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자산 상당액의 50% 등 6가지 항목이다. 손실 흡수 불가능한 자본은 기본자본 자본증권의 인정한도 초과 금액, 해약환급금 부족분 중 해약환급금준비금 초과분 등 7가지다.
기본자본 킥스가 50% 미만이면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가 내려진다. 0% 미만은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 대상이 된다. 기본자본을 늘리려면 순이익이 늘거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이 필요하다. 보험사가 단기간에 순이익을 늘리기는 어렵고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조건이 까다롭다. 결국 기본자본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롯데손보의 순자산은 약 1조 7000억 원 수준이지만, 손실 흡수 불가능한 자본이 많아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은 -16.7% 수준이다. 기본자본 킥스는 기본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인데,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은 -2953억 원, 요구자본은 1조 7617억 원이다. 단순히 계산해도 롯데손보는 기본자본을 1조 1760억 원은 늘려야 기본자본 킥스가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50%에 도달한다.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 경영권을 3734억 원에 인수했고, 이후 3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7300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 2023년부터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약 1조 2000억 원 수준의 추가적인 자금 투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 중인 JKL파트너스는 딜레마에 빠졌다. 롯데손보가 경영개선명령과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JKL파트너스가 자산 매각과 함께 유상증자 등에 나서야 한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서 금융당국 권고치 수준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투자금 회수를 위해 그만큼 롯데손보 매각가도 높여야 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경영개선 요구를 받고, 이로 인한 자산 매각 등으로 몸집을 줄인 롯데손보 매각가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가로 약 2조 원 수준을 원했다. 하지만 롯데손보 인수전에 나섰던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8000억 원에서 1조 3000억 원 수준의 인수가를 제시했고, 결국 매각은 무산됐다. 향후 롯데손보 매각가는 지난해 금융지주가 제시했던 가격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JKL파트너스가 금융당국이 만족할 만한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지 않고 계속 버티는 것도 위태롭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번 경영개선요구로 최악의 경우, 롯데손보가 지난해 청산된 MG손해보험(현 예별손해보험)과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MG손보는 금융위로부터 지난 2018년 경영개선권고를 받고, 이후에도 경영 여건을 개선하지 못해 요구와 명령까지 적기시정조치가 격상됐고,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권고치 이상의 증자를 원하고 있지만, 매각을 추진 중인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투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라며 "최근 MG손보 사례가 있는 만큼 JKL파트너스는 손실이 크더라도 과감한 엑시트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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