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 잡으러 삼성화재가 움직였다…'인해전술' 선택한 손보사

N잡러 보험설계사 선택한 손보업계 vs 자회사형 GA 육성해온 생보업계
'업계 최초' 전속설계사 4만명 메리츠화재…삼성화재 'N잡크루'로 도전장

삼성화재, N잡러 설계사조직 'N잡크루' 런칭/사진제공=삼성화재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손해보험업계 내 N잡러 보험설계사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그동안 자회사형 GA를 육성해 온 생명보험업계와 대조적인 현상이다.

한편, 삼성화재가 'N잡크루'를 출범시키면서, 메리츠화재가 운영 중인 '메리츠파트너스'와의 N잡러 영입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보험설계사로 활동할 수 있는 N잡러 전용 조직 'N잡크루'를 출범시켰다.

삼성화재 'N잡크루' 출범…시간·장소·실적 상관없는 자유로운 영업

'N잡크루'는 시간과 장소, 영업 실적에 대한 부담 없이 개인의 일정에 맞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삼성화재의 신규 설계사 조직이다. 온라인 기반 운영을 통해 직장인, 프리랜서 등 다양한 N잡러들이 더욱 쉽게 보험설계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N잡크루'는 최근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N잡러 특성을 반영해 설계사 시험 준비를 위한 교육 신청과 강의 수강부터 삼성화재 설계사 등록까지의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운영한다.

삼성화재 설계사로 등록한 'N잡크루'는 교육 플랫폼 'MOVE'를 통해 전속 설계사들과 동일하게 영업활동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다. 보험계약 체결 시 실적에 따라 즉시 수익 창출이 가능하며, 활동량에 대한 부담 없이 본인이 원하는 만큼 설계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N잡크루는 새로운 근무 형태와 직업 트렌드를 반영한 설계사 조직이다"며, "교육과 시스템, 운영 전반에 걸쳐 회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해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보험설계사로 활동할 수 있는 N잡러 전용 조직 'N잡크루'를 출범시켰다.ⓒ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손보업계, N잡러 설계사 조직 고착화…자회사형GA 육성한 생보업계와 대조적

삼성화재의 'N잡크루' 출범으로 손보업계 내 N잡러 설계사 영입 경쟁은 치열해질 전밍이다. 이는 자회사형GA를 중심으로 보험설계사 조직을 확대하고 있는 생보업계와 대조적인 현상이다.

N잡러 설계사 조직은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에서 운영 중이다. KB손해보험은 2021년부터 N잡러 설계사 조직인 'ZIP(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손해보험은 2023년 12월 모바일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선보였다. 메리츠화재는 2024년 3월에 출범한 '메리츠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N잡러 설계사 조직을 꾸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사업비로 많은 전속설계사를 영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단기 소액이지만, 다수의 보험계약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N잡러 설계사 조직은 초기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비용을 제외하면, 기존 전속설계사 조직보다 사업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전속설계사 조직은 임대료, 교육비, 정착비용 등 각종 사업비 및 고정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험가입 설계부터 언더라이팅, 보험금 지급 심사, 고객 상담 등 보험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도 N잡러 설계사 도입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손보사들은 N잡러 보험설계사를 통해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 상대적으로 상품 구조가 단순하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은 보험업계 대표적인 미끼 상품으로 손꼽히며, 이를 연계해 운전자보험, 주택화재보험, 펫보험 등 다양한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또 여행자보험, 골프보험 등의 일회성 보험 판매 및 추천도 활성화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생보사들은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자회사형GA를 설립하고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한화생명은 재판분리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KB라이프생명,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등이 대부분의 생보사가 자회사형GA를 운영하고 있다.

생보사는 보장기간이 20~30년으로 긴 초장기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보험설계사의 교육과 정착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또 종신보험, 연금보험, 변액보험 등 상품 내용이 복잡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N잡러 설계사들이 판매할 경우 불완전판매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생보사들은 자회사형 GA 확대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해 왔고, 최근 손보사들은 N잡러 설계사 조직을 강화하는 추세이다"라며 "N잡러 보험설계사 조직은 저비용으로 많은 설계사를 영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의 잠재고객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최초' 전속설계사 4만명 메리츠화재…'충성 고객' 앞세운 삼성화재의 '도전'

삼성화재가 'N잡크루'를 출범함에 따라 메리츠화재의 '메리츠파트너스'와 N잡 설계사 모집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손해보험사 전속설계사 수는 14만 66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 772명 증가했다.

보험사별로는 메리츠화재가 4만 530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삼성화재 2만 4863명, DB손해보험 2만 2224명, 현대해상 1만 4770명, 한화손해보험 1만 4653명, 롯데손해보험 7036명 순이다.

지난 2024년 3월 기준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 수는 2만 5007명으로, 메리츠파트너스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전속설계사 수는 무려 1만 5523명이나 급증했다.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 비중은 전체 손보사 전속설계사 수의 약 30%에 달한다.

후발주자로 N잡 설계사 조직을 꾸린 삼성화재도 'N잡크루'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화재는 보험사 중에서도 고객 충성도가 높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

삼성화재는 오랜 기간 삼성화재에서만 영업해 온 고능률 설계사와 이들이 관리하는 고액 자산가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삼성보험사가 신상품을 출시하면, 타보험사보다 초기 판매량이 높은 것도 '충성 고객'으로 불리는 보험소비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의 충성 고객이 'N잡크루'와 연결될 경우,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N잡러 설계사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메리츠화재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다"라며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화재 고객층을 감안할 때 출범 초기 'N잡크루'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