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영업통' 홍원학·'투자통' 이승호 투톱 구축…이익 극대화 나선다
홍원학, 삼성화재부터 장기보험 매출 두각…삼성생명도 2년째 견조한 실적
이승호, 삼성증권 출신 자산운용·디지털 전문가…투자이익 중요성 대두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삼성생명이 이승호 금융경쟁력제고TF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홍원학 현 사장과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홍원학 사장은 상품 포트풀리오 및 보험영업 부문에서, 이승호 신임 사장은 자산운용 등 투자부문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 사장은 삼성화재 사장 시절 장기보험에서 두각을 보여 왔고, 취임 2년차인 올해까지 삼성생명의 견조한 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 3년차를 넘어서면서 최근 자산운용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삼성증권 출신 자산운용 전문가 이 신임 사장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24일 이승호 금융경쟁력제고TF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 신임 사장은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2021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과 디지털부문장을 거쳐 2021년 말부터 삼성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한 금융전문가다.
그는 2022년 말부터 금융경쟁력제고TF장을 맡아 리더십과 경영역량을 인정받았다. 금융경쟁력제고TF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홍원학, 이승호 2인 사장 체제를 구축했다. 홍 사장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삼성생명의 2인 사장 체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22년 말 박종문 금융경쟁력제고TF장을 자산운용부문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전영묵 대표와 함께 2인 사장 체제를 갖추기도 했다.
홍 사장은 상품 포트폴리오 및 보험영업 부문에서, 이 신임 사장은 자산운용 등 투자부문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원학 사장은 지난 2024년 3월 취임했다. 1964년생인 홍 사장은 삼성생명에 입사해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로 근무했고, 이후 다시 삼성생명에 복귀해 인사팀장 등을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0년 12월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이듬해인 2021년 12월 삼성화재 사장에 선임됐다. 홍 사장은 삼성화재의 IFRS17 안착과 장기인보험 매출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이 점을 인정받아 삼성생명 사장으로 선임됐다.
홍 사장의 장기인보험 중심의 매출 확대는 삼성생명에서도 이어졌다. 홍 사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말 삼성생명은 순이익 '2조 클럽'에 진입하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을 2조 클럽으로 이끈 상품은 건강보험이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신계약 CSM 비중은 58%로 전년인 2023년말 대비 21%포인트(p)나 급증했다. 올해도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중심의 매출은 계속 이어졌다. 삼성생명의 지난 3분기 기준 건강보험 신계약 CSM 비중은 76%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삼성생명의 투자이익은 보험손익을 앞질렀다. 이는 보험손익의 예실차에서 손실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보험사가 비슷한 상황으로, IFRS17 도입 이후 처음으로 보험사 이익 비중에서 투자이익이 보험손익 보다 컸다.
예실차 손실 원인으로는 의료파업으로 인해 지연됐던 의료 수요가 원복과 함께 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에서 펼쳐진 과당 출혈 경쟁 영향이 지목되고 있다. 보험사는 IFRS17 도입 전후 가격 인하와 적자 상품 및 담보의 판매에 집중했고 이로 인한 손해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보험사들도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지난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지난 2분기까지 건강보험 중심으로 신상품을 출시해 왔지만, 3분기에는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신규 종신보험을 출시했고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높은 판매량으로 이어졌다"며 "구체적으로 건강보험과 사망보험의 판매 비중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4분기에도 고수익 상품위주의 판매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당분간 예실차 감소 등 영향으로 보험이익 확대가 어려워 보이는 만큼 보험사의 투자이익 의존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또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부채-자산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최종관찰만기 확대와 듀레이션갭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자산운용 역량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삼성증권 출신의 자산운용 전문가인 이 신임 사장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3년차를 넘어서면서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함께 자산운용 등 투자이익 확대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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