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레버리지는 누구 책임?…국감 호출에 긴장하는 증권사

김용범에 박현주·김남구 회장 거론…채택 여부 곧 결정
공세 수위 높이는 野…'靑 지시 vs 업계 요청' 여부 핵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모임 관계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 촉구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있다. 2026.7.29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증시 폭락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도입 과정이 다음 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국감 증인 채택 가능성이 거론되며 금융투자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및 정치권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근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 신청 명단을 취합했다. 명단에는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및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택 여부는 여야 간사 협의 등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최근 증시 관련 현안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도입 과정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 5월 해당 상품이 출시된 후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하면서 코스피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부족함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의혹의 핵심은 상품 출시 과정이 매우 빨랐다는 점이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월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필요성을 거론했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같은 달 28일 상품 허용 계획을 밝혔다. 이후 입법예고 및 공포를 거쳐 5월 27일 상품 16종이 상장되며 이례적으로 빠른 4개월 만에 시장에 나왔다.

이 과정에 청와대가 상품 출시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실장은 해당 상품의 필요성을 언론에 언급하기 직전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증권·자산운용업계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는데, 해당 회의에서 업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국감에서 증권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을 제안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여당의 협조 없인 진행하기 어렵지만, 당초 국정조사 추진 계획까지 밝혔을 정도로 공세다. 청와대의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확인되면 증시 폭락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론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다만 여당은 불필요한 정치 공세라는 입장인 만큼 실제 증인 채택 여부는 미지수다.

최근 2년간 최고경영자(CEO)의 국감 출석이 없었던 증권업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야당의 칼날이 정부에 맞춰져있긴 하지만, 국감에 출석한 CEO를 상대로 보여주기식 질타가 이어졌던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금융당국과 함께 증권사에 대한 질책이 이어질 것을 우려해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증권사가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이 상장한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두 달간 증권사들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총 931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증권업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벌어들인 수수료는 전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국감 증인 및 참고인 채택 여부는 추석 연휴를 전후로 드러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상품 출시가 거론됐던 올해 초 증시는 매우 호황이라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익을 이미 많이 벌어들이고 있었다"며 "이런 리스크가 있는 상품을 당국에 굳이 요구할 수 없었고, 출시하면서도 투자자 역풍을 우려해 마케팅을 자제하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