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도 돌아선 '삼전닉스'…5개월 만에 '팔자' 이달 13조 순매도
개인 5~6월 삼전닉스 58조 순매수…7월부터 매수규모 급감
기대감 하락·수급 약화에도 반도체 이익 전망 견조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상승세를 받쳐온 개인 투자자들이 5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던 개인까지 주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대형주를 밀어 올리던 수급의 한 축이 약해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삼성전자를 5조 2120억 원, SK하이닉스를 7조 8180억 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 합산 13조 300억 원이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넉 달 연속 이어온 동반 순매수를 멈추고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고점 경신을 이끈 매수 주체였다. 지난 5~6월 삼성전자를 26조 7245억 원, SK하이닉스를 31조 5019억 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내놓는 물량을 받아내며 두 종목에 총 58조 2264억 원의 순매수 자금을 투입했다.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4월 말 22만 500원에서 6월 말 33만 4000원으로 51.5%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28만 6000원에서 265만 원으로 106.1% 뛰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개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더해지며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7월부터 매수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 순매수액은 6월 17조 1190억원에서 7월 5조 470억 원, 8월 2조 380억 원으로 줄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15조 6326억 원, 9조 100억 원, 1조 740억 원으로 급감했다.
수급 동력이 약화하면서 주가도 힘을 잃었다.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삼성전자는 22.2%, SK하이닉스는 36.8% 하락했다. 주가 부진 속에 추가 매수를 줄이던 개인이 이달에는 매도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런 변화는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과 맞물린다. 상반기에는 실적 개선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가치를 이전보다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에 따른 자금 쏠림도 상승 동력이었다. 최근에는 이런 기대와 수급 여건이 함께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방이 실적으로 지지되고 있지만 리레이팅 기대감 약화와 수급적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반기와 같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 거래 제한과 진입 규제를 수급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주요 빅테크 기업의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설비투자(CAPEX)가 다시 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전고점 회복을 어렵게 하는 배경으로 제시했다.
외국인도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약 1조 9600억 원씩 순매도하며 지난 5월 이후 매도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개인의 매도 전환이 반도체 업황 악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SK증권은 미국 대형 IT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과 높은 AI 수요를 근거로 한국과 미국 반도체 기업의 올해·내년 이익 전망이 견조하다고 봤다. 이란과 금리 관련 불확실성으로 다른 업종의 투자 매력이 낮아지면 반도체로 다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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