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조각투자 넘어 '주식·채권·편드'까지…'모든 증권' 토큰화

금융위, 토큰증권 정책 방향 공개…'모든 증권' 토큰화
조각투자 규제 완화…부동산·저작권·특허권 등 집합화 허용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5.9.7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금융당국이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확정했다. 주식·채권·펀드 등 정형증권의 토큰화를 추진하고, 부동산 등 비금전신탁 수익증권도 기초자산 집합화를 조건부로 허용한다.

4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서울사무소에서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토큰증권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모든 증권의 토큰화 추진…토큰증권 인프라도 구축

협의체에선 신종·비정형증권의 조각투자는 물론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정형증권까지 모든 증권의 토큰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토큰증권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1단계로 토큰증권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까지 펀드·채권의 경우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방식 증권의 토큰화를 먼저 추진한다. 주식은 비상장주식을 신탁방식으로 토큰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토큰화가 용이한 조각투자는 1단계부터 공모 조각투자증권의 토큰화가 허용된다.

2단계에선 공모 증권의 토큰화 등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까지 인프라를 확대·개편한다. 3단계에선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연계해 온체인(on-chain) 결제를 구현할 계획이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기초자산 집합화 허용…"다양한 상품 등장"

조각투자 규제도 완화한다. 부동산·저작권·특허권 등 신탁이 가능한 기초자산 및 사업을 다수가 나눠 투자하는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의 경우 기존에는 기초자산 집합화(Pooling)가 금지됐지만, 이번 토큰증권 정책방향에선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가치 평가나 수익 안정성 확보가 어려운 자산의 경우 집합화가 금지돼 강남의 수백억 원짜리 건물이라도 실물자산 토큰화를 통해 지분을 나눠 유동화하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규제가 풀리면서 비금전신탁 수익증권도 여러 기초자산을 묶어 하나의 조각투자증권으로 발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금융위 측은 "개별 규모가 작아 증권화가 어려웠던 자산의 상품화가 가능해지고 투자자의 다양한 선호에 맞는 상품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안정적인 기초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발생이 예상되며, 신용보완 등 강화된 투자자 보호 조치가 있는 경우에는 장래매출채권과 같은 불확실사건 연계 기초자산도 조각투자화를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협의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시 1인당 청약 한도의 표준 예시로 '3000만 원과 발행금액의 5% 중 작은 규모'를 제시했다.

일반투자자,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금액 한도 1억원

유통 체계의 경우 기존 증권 중개제도와 토큰증권을 접목한다. 토큰증권만을 위한 별도 인가체계는 마련하지 않기로 했지만, 기존에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았다면 해당 인가의 업무범위 내에서 토큰증권도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일반투자자 투자한도 및 불공정거래 관련 사항도 논의됐다. 협의체는 과도하게 거래를 제한하지 않기 위해 일반투자자의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금액을 1억 원 한도로 설정했다.

토큰증권에 한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도 신설한다. 계좌관리기관이란 증권사·은행·보험사 등 고객의 증권계좌를 개설해주고 관리하는 기관을 말한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기존 계좌관리기관 외에도 증권 발행인이 직접 계좌관리기관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협의체는 발행인 계좌관리제도를 이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증권의 권리관리 및 업무처리 구조를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투자자 재산권 보호를 위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이 되기 위해선 자기자본은 40억 원, 인력 요건은 계좌관리 전문인력·내부통제 전문인력·전산 전문인력 등을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토큰증권을 조각투자에만 머물게 하지 않겠다"며 "전략적·단계적 접근을 통해 주식, 채권, 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도 토큰 방식으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