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서 돈 빠지는데 빚투만 늘었다…신용융자, 한 달 만에 33조 돌파

투자자 예탁금, 다시 100조 아래로…거래대금도 반토막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투자자예탁금이 다시 100조 원 아래로 내려왔지만 신용융자잔고는 오히려 33조 원을 돌파했다. 거래대금과 증시 대기자금이 함께 감소하는데 투기성 자금 유입이 늘어 시장 내 레버리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8조 91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이후 약 2주 만에 다시 10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자예탁금은 연초 89조 5210억 원에서 증시 활황과 함께 빠르게 증가해 지난 6월 4일 139조 6947억 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약 3개월 만에 40조 원 넘게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 감소는 대기자금이 실제 주식 매수에 투입된 영향도 있다. 다만 거래대금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규 자금 유입을 동반한 투자 열기는 확연히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5월 29일 80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고, 6월에도 하루 평균 60조 원 이상 거래가 이뤄졌지만 8월 들어 20조 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올해 투자자 예탁금, 신용융자 잔고 추이 (금융투자협회)

반면 '빚투'(빚내서 투자)를 보여주는 신용융자잔고는 다시 33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 7월 28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지난 6월 24일 38조 6328억 원까지 치솟았던 신용융자잔고는 증시 조정과 함께 감소해 지난 7월 31일 28조 9349억 원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시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신용융자잔고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작다.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이 8000조 원에 달했던 지난 6월 22일과 비교해 현재 시가총액은 23.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신용융자잔고는 14%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시장 전체의 거래량과 거래대금, 투자자예탁금은 감소하는 반면 신용융자잔고는 다시 늘어나면서 증시 내 레버리지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자금 유입보다는 기존 투자자들이 신용을 활용해 주가 하락 구간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으로 새롭게 들어오는 자금은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투자자들이 신용자금을 활용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자금 건전성 측면에서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