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식었는데 'AI 슈퍼위크'…삼전닉스에 달린 '칠천피'

회전율·거래대금 연중 최저…대형주 쏠림 심화
핫칩스·엔비디아 실적 대기…장기금리도 변수

21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8.21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거래대금과 회전율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코스피가 7000선 돌파를 앞두고 'AI 반도체 슈퍼위크'를 맞는다.

시장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형주의 지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이번 주 '핫칩스(Hot Chips)'와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두 종목의 주가는 물론 코스피 7000선 돌파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1일 6912.95로 마감했다. 전주 말(6977.94)보다 0.93% 하락한 수준으로 7000선까지는 87.05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주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으로 한때 6400선까지 밀렸지만 SK하이닉스의 4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과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기대에 힘입어 69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시장 활력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0.56%로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26조 5436억 원으로 지난달(36조 8744억 원)보다 10조 원 넘게 감소했다.

지수와 개별 종목의 온도 차도 컸다. 지난 21일 코스피는 0.88% 상승했지만 상승 종목은 193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683개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을 뿐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주주환원은 반도체 대형주를 떠받친 요인이었다. SK하이닉스의 장내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지난 20일과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타 법인은 이틀 연속 1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에만 2조 원 이상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삼성전자도 지난 21일 장 마감 이후 올해 남은 주주환원 재원으로 90조~110조 원을 제시했다. 약 30조 원을 3분기 현금배당에 활용하고 나머지 재원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은 내년 1월 결정할 예정이다.

발표 직후 애프터마켓에서는 구체적인 자사주 매입 규모가 제시되지 않은 데 따른 실망 매물이 나왔지만 실제 환원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수급 개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이 같은 대형주 쏠림은 이번 주 AI 반도체 이벤트의 지수 파급력을 키울 전망이다. 시장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핫칩스와 엔비디아 실적에서 나온 재료가 두 종목의 주가뿐 아니라 코스피 방향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현지시간 23~25일 열리는 핫칩스 2026에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과 AMD의 'MI400',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핫칩스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CPU와 GPU, AI 가속기, 메모리 등의 설계와 기술을 공개하는 업계 대표 콘퍼런스다.

이어 26일에는 엔비디아, 27일에는 마벨테크놀로지가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의 관심은 지난 분기 실적보다 AI 투자 수요의 지속성과 차세대 제품 출시 일정, 향후 수익성 전망에 쏠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옵션시장은 실적 발표 전후 약 9%의 주가 변동을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을 크게 웃도는 가이던스와 제품 일정을 발표할 경우 델타 헤지가 주가 방향성을 확대하면서 AI 관련주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주의 상승 여력을 좌우할 금리 변수도 대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6일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발표된다. 27~29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는 28일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용 회사채 발행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물가가 예상보다 높거나 워시 의장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하며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증권가는 금리 변동성이 진정되기 전까지 지수 전반의 상승보다 실적과 주주환원, 실제 수급이 뒷받침되는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주주환원 발표가 금리 리스크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시장은 금리가 상단을 제약하고 주주환원이 하단을 지지하는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순환매는 매크로 변동성 완화 이후에 기대해 볼 요인"이라고 말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