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 규제 풍선효과…'3배' 투자 위해 해외로

규제 시행 후 2배 레버리지 비중↓…3배 레버리지↑
'지수형'이라 규제 대상 제외…국내 지수형 레버리지도↑

7월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에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2026.7.24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시행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액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으면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3배 레버리지'인 해외 지수형 상품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 규제가 강화된 7월 31일부터 지난 19일까지 13거래일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상위 50종목 거래액(매수·매도)은 총 190억 1309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3배 레버리지 ETF 4종의 합산 거래액(77억 5372만 달러)은 전체의 40.8%를 차지했고, 2배 레버리지 ETF 7종의 합산 거래액(8억 2576만 달러)은 비중이 4.3%였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5월 27일부터 규제 시행 전인 7월 30일까지 45거래일간 상위 50개 종목의 총 거래액(793억 6804만 달러) 중 3배 레버리지 ETF(4종)의 합산 거래액 비중은 36.6%, 2배 레버리지 ETF(7종)의 합산 거래액 비중은 7.4%로 나타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시행을 기점으로 2배 레버리지의 거래 비중은 7.4%에서 4.3%로 줄었지만, 3배 레버리지 거래 비중은 36.6%에서 40.8%로 늘어난 것이다.

2배 레버리지의 거래 비중이 줄어든 건 단일종목 레버리지 기본예탁금 상향 규제의 여파로 해석된다. 해당 규제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테슬라 등 해외 상장된 2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거래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마이크론(MUU)·샌디스크(SNXX)·테슬라(TSLL) 2배 레버리지의 경우 규제 시행 전에는 해외주식 거래액 규모가 상위 50종목 중 9위·17위·20위였지만, 규제 시행 후에는 46위·42위·50위로 대폭 밀려났다.

반대로 3배 레버리지는 규제에 적용되지 않으면서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배 레버리지 ETF 상당수는 '단일종목'을 추종하는 만큼 한 종목에 리스크가 집중됐기에 규제 대상이 됐지만, 3배 레버리지 ETF는 '지수'를 추종하기에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고 보고 기본예탁금 상향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주식 거래액 상위 50종목에 속한 3배 레버리지 ETF 4종은 모두 지수형 레버리지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 설치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를 촉구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2026.7.29 ⓒ 뉴스1 이종수 기자

시장에선 이번 규제가 국내외 2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문턱을 높여 거래가 축소됐지만, 레버리지 투자 수요 자체는 줄어들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3배 지수형 레버리지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규제 시행 후인 7월 31일~8월 19일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다. 해당 기간 SOXL은 65억 4357만 달러(약 9조 1191억 원) 거래됐는데, 이는 나머지 2~10위 종목의 거래액을 모두 더한 것(49억 9056만 달러)보다도 많다. 상위 50종목 합산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규제 시행 전(5월 27일~7월 30일)에는 30.6%였지만 규제 시행 후에는 34.4%로 비중이 확대됐다.

투자금은 국내 지수형 레버리지로도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의 경우 규제 시행 전 14거래일(7월 10~30일)간 8조 5222억 원이었던 거래금액이 규제 시행 후 14거래일(7월 31일~8월 20일)에는 11조 7756억 원으로 3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 거래금액도 27조 2514억 원에서 28조 1205억 원으로 3.2% 늘었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ETF 규제는 증시 조정으로 인한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총액 축소와 맞물려 거래대금과 리밸런싱 수요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내 규제만으로 풍선효과나 반도체 사이클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투자 수요를 제어하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규제의 장기적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