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일선 뚫은 코스피 '지금부터 중요'…美 금리 넘어 실적 상향 '필요'

외국인·기관 2조 7000억 원 순매수…코스피 8600선 돌파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메모리업체 고객사 수요 조사 주목"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전장대비 264.17포인트(4.02%)상승한 6,843.21을 나타내고 있다. 2026.8.13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윤지오 수습기자 = 코스피가 13일 장중 6800선을 회복하며 중장기 추세를 가늠하는 지표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해 120일선 아래에서 마감했지만 6800선은 지켜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코스피가 급락 이전 수준을 향해 회복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장중 120일선을 넘어선 것만으로 추세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30포인트(3.56%) 오른 6813.3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6895.63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오름폭을 줄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1065억 원, 기관은 6817억 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2조 7355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정상화와 함께 장중 120일 이동평균선(6830선)을 돌파했다"며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55.75까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기록한 저점과 비교해 10여일 만에 20% 넘게 올랐다. 통상 주가지수가 최근 저점에서 20% 이상 상승하면 기술적 강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분류한다. CNBC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도 코스피가 AI 투자심리 회복과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기술적 강세장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날 주가 상승에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상 우려가 낮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AI 인프라 기업들의 호실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확인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어위브와 슈퍼마이크로 등 AI 인프라 관련주의 실적은 AI 수요가 GPU를 넘어 클라우드와 전력, 서버 등 핵심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증시 불안의 중심인 AI 수요 피크아웃 불안,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축소 우려가 과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13일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234.30포인트(p)(3.56%) 상승한 6813.3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46포인트(p)(0.29%) 상승한 861.37로 마감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을 추세 전환보다는 급락 이후 나타난 회복 과정으로 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하락 전환)과 빅테크의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맞물려 조정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일부 우려가 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복원되고 있다"며 "단기간 낙폭이 과도했던 데 따른 안도 랠리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한 추세 회복이나 상승 추세로의 전환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 전반에 충분한 조정이 있었던 만큼 현재는 회복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기대도 다시 반영되면서 코스피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가 전고점을 넘어 상승하려면 추가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조정 전 주가가 이미 많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었다"며 "전고점 이상으로 회복하려면 기존 재료를 뛰어넘는 호재가 나오거나 실적 전망이 추가로 상향돼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추세를 결정할 시험대는 이달 말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9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가 진행하는 고객사 수요 조사를 꼽았다. 이를 통해 내년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한지, 업황 상승 사이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나타난 순환매가 상승장의 저변 확대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8월 들어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업종은 IT가전과 비철·목재, 건설, 기계, IT하드웨어 등 24개에 달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도 지난 6월 48조 3000억 원에서 7월 9조 9000억 원, 이달 들어 12일까지 4조 5000억 원으로 줄었다.

황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업종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반도체에 대한 우려도 다소 진정된 만큼 다른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진우 센터장은 "전체적으로 가격 매력이 있는 상황인 만큼 반등 과정에서 순환매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전고점 이상으로 올라가는 강한 상승 추세가 형성된다면 반도체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상승 흐름을 꺾을 수 있는 주요 변수로는 미국 금리가 지목됐다. 황 센터장은 "글로벌 하이퍼 스케일러들이 채권을 발행해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높은 금리 환경이 좋지는 않다"며 "추세 전환을 판단하려면 미국 장기금리가 안정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