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1주 하한가' 탓 해외 800억 강제청산…"韓 넥스트장 황당"
28일 프라마켓 시초가 급락, 연계된 TradFi 상품 5740만달러 날벼락
9월 정적 VI 도입…기준가격 대비 10% 이상 벗어나면 단일가매매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넥스트레이드(NXT)의 불완전한 체결 시스템이 해외시장까지 혼란을 주면서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28일 프리마켓에서 SK하이닉스(000660) 주식 단 한 주가 하한가에 거래돼 이와 연동된 해외 온체인 파생시장에서도 대규모 강제청산이 발생했다.
프리마켓 개장 직후 호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가격 왜곡이 예상 밖의 파급효과를 낳으면서, 넥스트레이드의 장 초반 가격발견 구조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8시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 개장 직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종가(181만 6000원)보다 29.99% 낮은 127만 2000원에 한 주가 체결됐다. 이후 매수·매도 호가가 쌓이면서 주가는 곧바로 170만 원대로 회복했지만, 한 주의 거래가 파생시장을 흔들었다.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은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운영한다. 매수와 매도 호가가 맞는 즉시 거래가 체결되는 '접속매매' 방식을 사용한다. 개장 직후에는 호가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거래층이 매우 얇은 만큼 소량의 주문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문제는 이 가격이 온체인 파생거래소인 Trade.xyz의 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인 TradFi 상품 가격 산정에 반영됐다는 점이다.
Trade.xyz는 국내 SK하이닉스 주가를 원화에서 달러로 환산해 오라클(가격 제공 시스템) 가격을 산출한다. 넥스트레이드에서 체결된 127만 2000원이 오라클에 반영되면서 해당 상품 가격은 약 17.9% 급락했고, 그 결과 롱(매수) 포지션 약 5740만 달러(약 828억 원)가 강제청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시장의 일시적인 가격 왜곡은 곧바로 해소됐지만, 해당 가격을 참조한 Trade.xyz의 SK하이닉스 TradFi 상품에서는 충격이 확대됐다"며 "정규장에서는 두꺼운 호가를 기반으로 오라클이 일시적인 가격 이상 현상을 자연스럽게 희석하지만, 이번에는 호가가 얇은 프리마켓에서 단 한 주의 체결 가격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대규모 청산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Trade.xyz는 29일(한국 시각) 보상안을 발표했다. 이는 24시간 주식 파생시장이 드러낸 TradFi 오라클 리스크면서도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의 가격발견 구조가 장 초반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한국거래소(KRX)는 정규장 시가를 결정할 때 일정 시간 주문을 모은 뒤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하나의 균형가격을 산출하는 '단일가매매'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넥스트레이드는 개장과 동시에 접속매매가 시작되기 때문에 주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단 한 주의 거래도 가격제한폭 부근에서 체결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넥스트레이드는 9월 14일부터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적 VI는 전일 종가나 기준가격 대비 10% 이상 벗어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질 경우 즉시 거래를 체결하지 않고 2분간 단일가매매로 전환하는 제도다. 이 기간에 추가 주문을 모아 적정한 균형가격을 산출한 뒤 거래를 재개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적 VI가 도입되면 이번처럼 개장 직후 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 주만 하한가에 체결되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라면서 "거래시간 확대도 중요하지만, 장 초반 가격 왜곡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함께 갖춰야 안정적인 가격발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