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 몸 사리는 개미…신용융자 15% 줄고 거래대금 70% 증발

신용융자·미수금·거래대금 동반 감소…얇아진 수급에 '검은 화요일'
시장 체력 저하 우려 지속…SK하닉·M7 빅테크 기업 실적 발표 주목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종가와 비교해 732.09포인트(p)(10.84%) 하락한 6023.66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9.01포인트(p)(7.72%) 하락한 705.85로 마감했다. 2026.7.28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국내 증시 급락세에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면서 시장 유동성도 빠르게 말라붙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와 미수금, 거래대금 등 시장 활력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일제히 감소하는 모습이다. 수습이 얇아지면서 적은 매도물량에도 주가가 크게 하락해 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 67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7일(32조 6576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 24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38조 6328억 원)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5조 9612억 원(15.43%) 감소했다. 27일 기준으로는 32조 7410억 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4개월여 만의 최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으로, 시장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적극적인 투자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초단기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으로 불리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23일 9455억 원을 기록하며 4월 말 이후 처음으로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1조 원대 초반까지 소폭 늘었지만, 5~6월 1조 5000억~2조 원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상태다.

거래대금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거래소 기준 코스피·코스닥 합산 거래대금은 지난 5월 말 92조 원을 웃돌았지만, 지난 27일에는 28조 7618억 원으로 올해 1월 2일(28조 3051억 원) 이후 가장 적었다.

전날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루 만에 각각 10.84%, 7.72% 급락하면서 패닉셀과 저가 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돼 거래대금이 38조 원대로 늘었다. 다만 상승장에서 기록했던 거래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매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7월 들어 각각 28.9%, 23.0% 하락했다. 한때 91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6000선까지, 1200선을 웃돌던 코스닥은 690선까지 밀렸다.

시장에서는 거래가 위축돼 수급이 얇아진 상황에서는 적은 매도 물량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변동성 확대가 다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외국인 매도가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한층 확대된 바 있다. 전날 코스피는 10.8%, 코스닥은 7.7% 급락하며 '검은 화요일'을 만들어 냈다. 중국 반도체 자립 공포로 인한 투심 악화였지만, 시장에선 과도한 낙폭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같은 악재라도 평상시였다면 이 정도 낙폭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문제는 시장의 체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급이 얇아진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면서 지수 하락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주 예정된 SK하이닉스와 미국 M7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조가 재확인될 경우 최근 급격히 위축된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