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저치' 찍은 금값…중동 전쟁 소강 국면에 회복 '기대'
유가 급등하며 19만원선 붕괴…금리 부담에 이자 없는 金 매력도↓
주말간 미·이란 갈등 잦아들자 유가 급락…이날 19만원 회복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미·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금값이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영향이다. 최근 중동 긴장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가 안정이 가시화되면 금값도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의 금 현물(금 99.99_1㎏) 가격은 전 거래일인 24일 기준 18만 9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 종가(20만1600원)보다 5.85% 낮은 수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가격이다.
연초와 비교하면 하락 폭은 더욱 크다. 지난 1월 29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26만 9810원) 대비 29.65% 떨어졌다. 6월 말부터 약세로 돌아선 금값은 7월 들어 낙폭을 더욱 키우며 연중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값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 등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상반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커지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한 가운데, 미·이란 충돌에도 안전자산 선호가 기대만큼 강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값의 낙폭이 다시 확대된 시기는 미·이란 갈등이 재점화된 시점과도 맞물린다. 6월 중순 휴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일시적으로 봉합됐던 양국 관계는 지난달 말 공습이 재개되면서 다시 악화됐다. 미국과 이란은 서로가 휴전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보복 공습을 주고받았다.
미국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MOU는 무력화됐고, 이달 들어선 호르무즈 해협과 미군 기지 등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지속됐다. 금값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24일에도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습을 12일 연속 이어갔다.
그간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때마다 가격이 오르는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쟁 리스크=금값 상승'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미·이란 재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금리 부담이 커진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3일(현지 시각) 미국과 이란의 재충돌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약 두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년 6개월 만에 연 4.7%를 돌파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안전자산 선호보다 유가발(發)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쏠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고,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상대적 투자 매력은 낮아졌다. 안전자산 수요보다 고금리 우려가 시장을 지배한 것이다.
다만 미·이란 갈등이 24일(현지 시각)부터 소강 국면에 들어서며 금값이 회복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중재국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협상을 중재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이 공습을 중단하고 이란도 보복을 멈췄다. 이에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87달러선까지 크게 하락했다.
금값도 다시 19만 원대를 회복했다. 이날 1시 25분 기준 KRX 금 시장의 국내 금 시세(99.99_1㎏)는 전 거래일인 24일 대비 1.26% 오른 19만 2210원을 기록 중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중동 긴장발 고(高)유가 부담이 3개월 연속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 금 가격은 국제유가와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세는 금 시장의 악재를 완화,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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