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분기에 1~2조씩 벌었다…'거래대금 급증' 5개사 전년比 130%↑

5대 증권사 모두 영업익 증가…미래에셋증권 증가폭 '282%' 최대
브로커리지·WM 호조, ETF LP 수익도 부각…하반기 지속성은 변수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익이 함께 늘면서 5개 대형 증권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이 3곳 이상인 5대 상장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총 4조 89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1249억 원보다 130.4% 증가한 규모다. 순이익 전망치도 총 3조 48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 7478억 원 대비 99.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 909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보다 281.6%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도 79.6% 증가한 1조 51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6617억 원으로 114.4% 증가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59.7% 늘어난 6522억 원, NH투자증권은 92.4% 증가한 6194억 원으로 예상됐다. 5곳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는 셈이다.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끈 공통 요인은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다. 주가 상승과 높은 변동성 속에 주식 거래가 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와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확대됐다.

올해 2분기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118조 1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객예탁금은 10.3%,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1% 늘었다. 거래대금 증가의 온기가 금융상품 판매 등 자산관리 부문으로도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과 신용공여 잔고가 전 분기보다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이익은 전반적으로 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트레이딩 손익은 반도체 중심의 증시 상승과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 환율 추가 상승 영향으로 회사별 전략에 따라 다른 성과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TF 시장 확대도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각됐다. 한국거래소 시장에서 ETF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40%에서 2분기 49%로 높아졌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 운용 관련 수익과 ETF 거래대금 비중 상승에 따른 수익 등이 새롭게 부각될 것"이라며 "특히 ETF LP 사업의 수익 기여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점 모습. 2026.6.15 ⓒ 뉴스1 김성진 기자

회사별 실적 증가 폭에는 상품 운용 손익과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상장 전부터 투자해 온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나스닥에 입성한 뒤 2분기 말까지 주가가 상승하면서 대규모 평가이익을 인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스페이스X 관련 이익을 약 1조 5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스페이스X 주가는 3분기 들어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해 향후 미래에셋증권의 평가손익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공모가 135달러로 상장했지만 22일 종가 기준 115.26달러로 하락했다.

시장금리 상승은 증권사의 채권 등 상품 운용 수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지만 상품운용 손익 감소로 전 분기 대비 순이익 증가 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증시 거래대금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규제 강화가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투자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거래대금 증가 추세가 워낙 가팔랐고 레버리지 ETF 관련 기준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도 현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saem@news1.kr